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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할머니 50년만에 학사모
입력2004-08-18 17:59:37
수정
2004.08.18 17:59:37
이화女大 금혼학칙 개정뒤 재입학
“학사모를 쓰기 위해 50년을 기다렸습니다.”
이화여대 가을학기 졸업식이 열리는 27일은 김혜숙(70) 할머니에게 칠순잔치 못지않은 특별한 날이다. 김 할머니가 지난 54년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에 입학한 뒤 50년 만에 당당히 학사모를 쓰고 졸업장을 받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4학년 1학기 재학 중 집안에서 결혼을 서두는 바람에 학업을 중단했고 지난해 금혼학칙이 개정된 뒤 올 봄이 돼서야 재입학을 하게 됐다.
김 할머니는 “한 학기를 남겨두고 졸업을 못한 아쉬움이 내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는데 이제라도 졸업장을 받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학교를 마칠 수 있게 된 데에는 평생의 동반자인 남편 김형배(74)씨와 외손녀이자 대학 후배인 최서윤(22ㆍ섬유예술 3년)씨의 도움이 컸다.
오래 전부터 할머니가 대학졸업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김 할아버지는 재입학 절차부터 등록까지 손수 뛰어다니며 할머니를 도왔고 손녀 최씨는 바쁜 학교생활 중에도 할머니의 든든한 캠퍼스 단짝이 됐다.
최씨는 50년 만에 교정을 찾은 할머니를 위해 학사일정 등을 꼼꼼히 챙기는 한편 할머니가 수업을 듣는 수요일에는 강의실 앞에서 만나 점심시간과 교정산책을 하며 수다를 떠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됐다.
김 할머니는 “다시 돌아온 교정에서 서윤이를 보니 마치 예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며 “비록 한 학기였지만 두고두고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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