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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4월 18일] 러시아 원유생산 늘리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막대한 원유 및 가스 생산은 세계적으로 증가 일로에 있는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듯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며칠 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가 십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생산이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석유생산량 감소는 국제유가 인상으로 이어지며 러시아도 세수 감소를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막을 능력이 있고 생산량 회복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다. 러시아는 매장량 부족보다 투자 가뭄이 문제다. 이는 세금이 높고 러시아 및 해외 기업을 박대한 탓이다. 러시아에서 에너지 분야의 주도권은 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장기간의 석유생산량 감소를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북극과 동시베리아에 매장된 자원을 개발하려면 몇 년이 걸리기 마련이다. 러시아 정부가 관련 세금을 대폭 깎아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금 인하만이 러시아 내의 석유공급 인프라 투자를 촉진할 수 있다. 안방의 석유에 대한 접근을 쉽게 하고 그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는 한 러시아 석유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릴 것이다. 현재 계획된 40억달러 상당의 추가 자금은 기업들이 쇠퇴해가고 있는 서부 시베리아의 생산량 감소에 대응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금액이다. 석유매장지의 불명확한 소유권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이는 러시아 기업들에나 해외 기업들에나 똑같이 투자 방해 요인이다. 일례로 영국기업 BP가 5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에너지기업 TNK-BP에 대한 지난달의 압수수색은 공식적으로 ‘산업스파이 혐의’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은 가즈프롬의 이해관계 탓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방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러시아도 많은 이득을 볼 터이다. 해외 기업들을 몰아낸다면 쇠퇴해가고 있는 석유공급망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기 어렵다. 러시아 정부도 이러한 사실을 인식한 듯 보인다. 사할린1 광구 개발의 협력업체인 미국기업 엑손 역시 교착상태가 풀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생산량 안정을 위해 시급한 대처가 요구된다. 러시아 정부는 외국자본의 활동을 규제하는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국유자산의 민영화도 추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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