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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캐피탈과 소버린

최형욱 기자 <증권부>

지난 21일 오전10시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볼룸 A룸. 최근 ㈜LG와 LG전자 지분을 6% 이상 사들인 소버린자산운용이 기자회견을 갖고 지분매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몰릴 만큼 소버린의 정체와 지분매입 의도는 한국 자본시장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이를 반영하듯 제임스 피터 소버린 사장을 상대로 기자들은 2시간 가량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자 “이게 뭐야”라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18일 공시내용과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버린은 이날 ‘LG의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펀더멘털도 튼튼해서 투자했다. 우리는 선의의 투자자다’라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불과 6% 정도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이유가 석연치 않았다는 얘기다. 소버린측은 “그 동안 제기됐던 오해들을 풀기 위해서”라고 응답했지만 정작 관심사인 SK㈜와의 경영권 분쟁 문제는 “언급할 자리가 아니다”며 피해갔다. 이 같은 소버린의 행태는 국내 최대 외국인투자자인 캐피탈그룹과 대비된다. 캐피탈은 전세계 자산운용 규모가 8,000억달러로 소버린의 10배 이상이며 국내에서도 5% 이상 주식을 가진 상장기업만 3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다른 가치투자 펀드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기자회견에 나서는 경우는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들다. 캐피탈은 기자들의 e메일 인터뷰 요청마저 “시장의 잘못된 판단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내 굴지 기업과 가진 기업설명회(IR)에서는 기자들과 숨바꼭질까지 벌였을 정도다. 캐피탈은 이처럼 언론 노출은 꺼리면서도 펀드별 투자수익률이나 주요 투자종목 등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반면 소버린은 언론 플레이를 통한 주가 띄우기에 열을 올리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밝히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자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소버린이 ‘단지 투기자본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왜 들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준 자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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