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국방예산안의 총액은 5,266억달러로, 2012회계연도 예산보다는 39억달러 가량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예산안 3조7,700억달러의 약 14%에 달한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예산은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전략적 지침을 위한 중요한 투자”라면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과 사이버 및 특수작전 역량 등을 꼽았다.
이번 예산안에는 최근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록히드마틴사의 F-35 전투기 예산이 84억달러 배정됐으며, 전투함 건조와 신형 장거리 폭격기 개발 예산에 각각 109억달러와 3억7,900만달러가 책정됐다. 미사일방어(MD) 예산은 92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5억달러 줄었으나 해상기반 MD 관련 예산은 15억달러로 오히려 1억달러 증액됐다.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목적으로 해석된다.
또한 사이버 예산이 47억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20%나 늘었으며, 우주기술 분야 예산도 101억달러 포함됐다. 이밖에 일본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기지를 괌으로 이전하는데 투입되는 예산이 전년 2천600만달러에서 이번에는 8천6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C-130 수송기 현대화 사업, 글로벌 호크 블록 30 무인정찰기 사업 등은 국방예산 감축 기조에 따라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로버트 헤일 국방부 감사관은 이날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방예산 감축 기조에 따라 향후 5년간 현재 80만명에 달하는 민간인 인력 가운데 4만~5만명 가량을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 감사관은 연방정부 자동 지출삭감(시퀘스터) 조치에 따라 여러 부문의 예산 감축이 불가피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전진 배치 전력에는 예외가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제출된 국방예산안이 시퀘스터에 따른 법정한도액에 비해서는 무려 520억달러나 많은 점을 지적하며 의회에서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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