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사업 부문을 매각한 핀란드의 노키아가 조만간 퇴직하는 스티븐 엘럽 최고경영자(CEO)의 퇴직금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리스토 실라스마 노키아 회장은 최근 엘럽 CEO와 만나 1,880만유로에 이르는 퇴직금의 일부를 반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라스마 회장은 엘럽 CEO의 퇴직금 액수가 전임자들과 비슷한데다 MS가 퇴직금의 70%를 부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각계의 비판이 거세지자 입장을 바꿨다.
그러나 엘럽 CEO는 현재 이혼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절했다고 핀란드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엘럽 CEO는 지난 2010년 9월 위기에 처한 노키아를 살릴 구원투수로 MS에서 영입됐다. 하지만 실적회복은커녕 친정 격인 MS로 매각되는 바람에 일각에서는 '트로이 목마'라는 말까지 듣는 상황이다. 게다가 퇴직금 액수가 알려지면서 얀 바파부오리 경제장관이 "퇴직금을 받을 만한 공로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심지어 이위르키 카타이넨 총리가 22일 엘럽 CEO를 직접 거론하며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했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노키아는 프랑스 통신장비 업체 알카텔루슨트의 무선통신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합병(M&A)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인사는 "모든 선택사항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논의해왔다"며 "아직 공식적인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양사 간 M&A 논의는 노키아가 MS로부터 휴대폰사업 부문의 매각대금을 받은 후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두 기업 모두 업계 선두인 스웨덴의 에릭슨, 싼 값을 무기로 공세를 벌이는 중국의 화웨이ㆍZTE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가 합병에 성공해 하나로 뭉치면 이들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A가 (노키아에는) 도박일 수 있지만 알카텔루슨트는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AT&T를 비롯한 세계 최대 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과도 수익성 좋은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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