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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3%P 오르면 1조달러 손실

BIS "글로벌경제 충격에도 출구전략은 시행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안으로 양적완화 축소를 예고한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의 출구전략으로 미 국채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미 국채 투자자들의 손실액만도 1조달러에 이르는 등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예상된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했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BIS는 이 같은 위험에도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중단하고 출구전략 시행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BIS는 23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 기조 규모와 범위가 전례 없기 때문에 출구전략의 충격도 심각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BIS는 미국 국채금리가 3%포인트 상승하면 연준을 제외한 국채 투자자들의 손실액이 1조달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BIS는 또 프랑스나 이탈리아ㆍ일본ㆍ영국을 지목하며 국채금리 급등시 GDP의 15~35%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시중은행들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인 국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출구전략 시간표를 제시하면서 21일 미 국채금리(10년물)는 40bp(1bp=0.01%포인트) 오른 2.53%로 2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1994년 미국 채권시장 붕괴 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미 국채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오는 2017년까지 현 수준의 두 배인 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콘칼베스 전략가는 "미국 재무부가 이번주 990억달러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면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BIS는 "세계경제가 (양적완화 덕택에) 최악의 위기는 넘겼지만 이제는 견고하며 지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바꿔야 한다"며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동요에 개의치 말고 소신 있게 출구전략을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하이메 카루아나 BIS 사무총장은 "중앙은행들은 이제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걸맞게)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의 역할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BIS는 "이례적인 부양조치를 더할수록 위험만 커진다"며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공격적인 위험투자 성향과 금융시장 불균형 등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처럼 각국 중앙은행도 양적완화에서 긴축으로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BIS 보고서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에 걸맞은 경제성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채부담이 팽창하는 악순환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채금리 상승으로 차입비용이 2%포인트 증가하면 일본의 국가부채는 2050년 국내총생산(GDP)의 600%, 미국의 국가부채도 20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가 올해 108.1%, 일본은 245.4%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BIS는 "주요국 정부들이 역사상 가장 낮은 차입금리의 혜택을 입고 있다"면서 "동등한 성장이 동반되지 않는 금리상승은 주요국에서 재정의 지속건전성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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