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던 '신용거래'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하자 19일 상하이 증시가 6년여 만에 대폭락했다. 이날 하루에만도 한화로 345조원을 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60.14포인트(7.7%) 떨어진 3,116.35, 선전종합지수는 50.1포인트(3.39%) 내린 1,428.37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의 하락폭은 지난 2008년 6월10일(-7.73%) 이후 최대다. 특히 이 지수는 장 마감 직전 2007년 2월 이후 최대인 8%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날 하루 동안 상하이증시 시가총액은 1조9,973억위안(한화 약 345조원) 감소했다.
이날 상하이 증시의 폭락은 지난 16일 나온 중국증권감독위원회의 신용거래 제재조치가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16일 장 종료 후 증감회는 시틱증권·하이퉁증권 등 12개 증권사에 대해 불법적인 신용융자와 대주 업무를 이유로 처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 가운데 시틱ㆍ하이퉁ㆍ궈타이쥐안 등 3개 증권은 3개월간 신규 신용계좌 개설을 금지했다. 이 조치의 영향으로 19일 시틱 등 3개 증권사는 모두 일일 제한폭인 10%까지 주가가 급락했고 다른 금융주들도 맥을 못 췄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는 부동산주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완커와 폴리부동산그룹이 각각 10% 급락했다.
증감회가 한창 불붙고 있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시중 유동성이 증시로 집중되며 투기장세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거래는 15일 기준 약 1조1,132억위안을 넘어서며 6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블룸버그는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6개월 동안 63%나 오른 증시가 과열됐다고 판단하며 이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20일 발표될 예정인 지난해 성장률이 16년 만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데다 재정수입 또한 23년 만에 처음 한자릿수 증가율(8.6%)을 기록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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