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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아파트 브랜드 공유 확산… 괜찮을까

계열사·특수관계 회사 함께 사용… 시공·하자 관리 맡는 곳은 달라

소비자 "브랜드 보고 청약했는데 가치 하락·품질 등 차이없나" 걱정


A사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A사 브랜드를 보고 청약했는데 실제 보니까 시공은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는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을 알게 됐다"며 "품질 등에서 차이가 없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건설사 간에 아파트 브랜드 공유가 확산되고 있다. 통상 잘 알려진 '브랜드'를 계열사나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다. 문제는 이런 경우 브랜드는 같아도 공사는 물론 입주 후 하자 관리까지 서로 다른 회사가 한다는 점이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품질과 기준이 있다"며 "공유하는 업체끼리 이를 잘 지킨다 해도 소비자에게 친숙한 대표 브랜드 수준에 걸맞게 똑같은 품질이 나올지는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아파트 브랜드 공유=브랜드 공유 현황을 보면 최근에는 중견 건설사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 예로 중소 건설사에서는 효성과 진흥기업의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우방·우방건설·우방건설산업의 '우방 아이유쉘' 등이다. 여기에 한양과 한양건설이 '한양 수자인'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고 있으며 EG건설도 자사 브랜드 'EG the1'을 라인과 라인산업이 짓는 아파트에 공통 적용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힐스테이트), 대림산업·삼호(e 편한세상), 현대산업개발·아이앤콘스(아이파크) 등이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브랜드 공유가 늘어나는 것은 분양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아파트 브랜드를 보고 청약이나 매매에 나선다. 브랜드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수천만원의 가격 차이가 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브랜드 같아도 시공·하자 관리는 달라=브랜드 공유 문제점으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동일한 품질 유지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공사 및 하자 보수 역시 다르다"며 "이렇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 및 서비스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 같은 차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각자의 브랜드인 래미안과 쉐르빌을 통합하려다 별도로 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브랜드 가치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비주력 계열사가 짓는 아파트는 주로 외곽 지역, 소형 아파트인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공유에 따른 불공정거래도 논란거리다. 브랜드 사용료 등을 받지 않고 공유할 경우 자칫 계열사 밀어주기로 인식될 수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서라도 브랜드 공유는 심도 있게 검토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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