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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유머… 객석은 '썰렁'
입력2008-06-19 18:13:20
수정
2008.06.19 18:13:20
강동효 기자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개막작 '유로비트'
TV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과 ‘딩동댕’ 종소리가 너무나 정겹게 다가올 테다. 부산 아지매가 롯데 자이언츠 야구복을 입고 ‘부산 갈매기’를 부르면 그 자체로도 매우 흥미롭다. 사회자가 “이 분은 무대까지 올라오시는데 10분이 걸려요. 충청도에서 왔거든요”라고 말할 때 객석은 웃음바다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공연이 바다를 건너 영국에서 공연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공감할까?
지난 17일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 공식 개막했다. 첫 공연은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유로비트’였다. 유럽의 송콘테스트인 ‘유로비전’을 패러디한 코미디 뮤지컬이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 10개국을 대표한 가수들이 춤과 노래를 선보인 뒤, 관객이 현장에서 직접 투표를 해 1등을 선발하는 관객참여형 설정이 특징이다.
공연에는 유럽각국의 정치, 문화를 비꼰 코미디가 자주 등장한다.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양념 역할이었다. 하지만 국내 관객들에겐 어색하기만 했다. 공연 중 사회자가 이탈리아를 소개하면서 ‘양말보다 더 자주 정부를 갈아 치우는 나라’라며 너스레를 떨어도 객석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의원내각제 국가 가운데 내각총사퇴와 의회해산이 가장 빈번한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을 꼬집은 코미디가 관객들에겐 그리 와 닿지 않는 게 사실이었다.
무대에서 선보인 10개 팀의 공연 내용은 비교적 무난했다. 나나 무스쿠리를 흉내낸 그리스의 섹시 여가수, 그룹 아바(ABBA)를 모방한 스웨덴의 혼성그룹 등 각국의 특색을 살려 객석의 호응을 이끌었고, 음악도 무리가 없었다. 이 날 공연에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관객의 문자메시지 투표 집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오는 9월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하는 이 공연은 투표를 한 뒤 개표 결과에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 호응도 공연의 일부이다. 22일까지 대구 오페라하우스, 25일~7월 6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한편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에서는 7월 7일까지 제작비 85억원의 중국산 뮤지컬 ‘버터플라이’,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뮤지컬로 개작한 ‘마이 스캐어리 걸(My scary girl)’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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