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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3패서 3연승… '0% 기적' 주인공 되다

■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br>6회 대거 5점 뽑으며 승기… 두산과 혈투끝 7대3 제압

9회 올라온 삼성의 '끝판왕' 오승환이 마지막 타자 손시헌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자 선수 전원이 마운드에 모여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 아래 이런 강팀은 자신들뿐이라는 뜻이었을까. 이내 축포가 하늘을 뒤덮었고 1만여명의 팬들은 기립박수로 최강팀의 팬임을 자랑스러워했다.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 명가 삼성이 사상 최초로 1승3패의 열세를 뒤집고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정규시즌ㆍ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뤘던 삼성은 역대 첫 통합 3연패의 위업도 달성했다. 통산 7번째 우승으로 명가를 넘어 명실상부한 절대강자로 우뚝 선 것이다.

삼성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7대3으로 이겼다. 1ㆍ2차전에서 맥없이 지는 등 4차전까지 1승3패로 벼랑 끝에 섰던 삼성은 5~7차전을 내리 이기는 기적을 썼다. 더욱이 6ㆍ7차전은 역전승이었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3위 넥센과 2위 LG를 차례로 꺾으며 사상 첫 4위 팀 우승을 바라봤던 두산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경질설에 시달리기도 했던 김진욱 두산 감독은 감독 2년 차에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지도력을 재평가 받았다. 한편 올 포스트시즌은 총 16경기에 29만85명이 입장해 입장수입 92억366만7,000원을 기록했다. 삼성은 포스트시즌 배당금으로 33억원 정도를 챙기게 된다.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은 삼성=삼성은 6차전과 마찬가지로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1회 말 박석민의 희생플라이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더니 3회 1점을 더 준 뒤에도 5회 균형을 맞췄다. 1사 만루에서 '국민타자' 이승엽이 1타점 우전안타를 때린 것. 평소 감정표현이 크지 않던 이승엽이었지만 극심한 부진을 털고 한국시리즈 첫 타점을 올리는 순간에는 결승타를 친 것처럼 포효했다.



베테랑 이승엽의 기운이 선수단 전체에 전해진 걸까. 삼성은 2대2로 맞선 6회 대거 5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1사 만루에서 두산 3루수 이원석의 홈 송구 실책 때 2명이 홈을 밟았고 이어 박석민과 김태완의 안타가 터지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두산은 이원석의 송구가 3루 주자 정병곤의 손에 맞고 뒤로 빠지는 불운에 울고 말았다. 앞서 3승1패 뒤 5차전이나 6차전에서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두산은 다음 경기를 의식한 소극적인 투수진 운영으로 12년 만의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반전 드라마 이끈 명장 류중일='야통(야구대통령)'으로 불리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2011년 감독 부임 후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시즌 전 대표팀 감독으로 나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회전 탈락의 쓴맛을 봤고 삼성으로 돌아온 정규시즌에는 주전들의 줄부상과 외국인선수 '흉작'이 이어졌다. 시즌 종반까지 1위 자리를 위협 받다 어렵게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뒤에는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1승3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와 마주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쌓아온 투수진 운영의 노하우로 위기를 헤쳐갔고 타자들에게는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내 5~7차전 대폭발을 이끌어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나한테도 이런 영광이 오는구나 싶다"며 "내년에는 더 강한 최강 삼성을 만들고 싶다.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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