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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지드래곤과 만나다

서울시립미술관·YG엔터 공동 기획 '파스마이너스원…' 전시 9일부터<br>GD, 작품 모티브 넘어 작가 선정

1년간 소통하며 주제 심화시켜

국내외 작가 12명과 협업 통해

대중문화 + 현대미술 접점 모색

2인 컬렉티브인 방&리의 작품 앞에서 지드래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시장 전면을 가로지르는 혁명(REVOLUTION)이라는 단어는 지드래곤의 노래 ''쿠데타''의 가사에서 따왔다.

오랜 기간 지드래곤과의 대화를 통해 완성해 낸 마이클 스코긴스의 드로잉 연작.

지드래곤이 펼치는 화려한 무대와 그 이면의 어두움에 영감을 받아 완성한 제임스 클라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작품. /사진제공=와이지엔터테인먼트

케이팝(K-pop) 열풍을 이끌고 있는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G-Dragon·본명 권지용·27)이 현대미술의 소재가 됐다. 단순히 작가들의 모티브가 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생각과 세계관을 잘 표현해줄 작가들을 직접 선정했고, 그들과 1년여간 소통하며 주제를 심화시켰다. 지드래곤은 그동안 손수 수집해왔던 현대미술 작품들도 전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며 작가들이 창작한 작품들은 전시 후 사들여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순회전을 열 포부까지 밝혔다.

다소 난해하다고 평가받는 현대 미술이 케이팝의 선두 주자와 만나 대중들의 마음을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립미술관과 지드래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한 전시 '피스마이너스원 : 무대를 넘어서(PEACEMINUSONE: Beyond the Stage)'가 6월 9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지드래곤과 국내외 예술가들의 협업을 통해 대중문화와 현대미술, 팝뮤직과 시각예술 간의 수준 높은 접점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전시 이름인 '피스마이너스원'은 지드래곤이 지각하고 상상하는 세계관으로 아티스트 본인이 직접 작명했다. 평화로운(PEACE)로운 유토피아적 세계와 결핍된(MINUS)된 현실 세계의 교차점(ONE)을 뜻한다.

전시에는 국내외 12명의 현대 미술 작가가 참여했다. 공책을 바탕으로 사회·정치적 이슈를 담아내며 뉴욕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마이클 스코긴스(Michael Scoggins), 2012년 런던올림픽 브랜드 론칭을 총괄·기획하고 세계적 테크놀로지 축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2015년 대상 격인 '골든니카'를 수상한 미디어 아티스트 유니버설 에브리띵(Universal Everything), 등의 해외 작가를 비롯해 현대미술과 꾸준한 협업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건축사사무소 소아(SoA)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총 4단계의 무대(Stage)로 구성된다. '피스마이너스원' 세계에 존재하는 박물관을 모티브로 꾸며진 (논)픽션 뮤지엄은 실제와 가상의 이야기가 혼재된 초현실적 공간이다.



지드래곤이 소장한 장 프루베의 가구 콜렉션과 트레이시 에민, 제이슨 마틴 등의 작품과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의상들, 지드래곤이 직접 디자인한 오브제로 구성된다. 본 전시인 '무대의 이면(Behind the Scene)'은 세계 음악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드래곤의 현재에 영감을 받은 작가들이 그의 세계관을 더 넓고 풍성하게 소개하는 작업을, '무한의 이야기'에서는 작가들이 지드래곤과의 직접 긴 시간 대화를 하며 그의 고민과 내면을 담아 완성한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끝으로 지드래곤이 직접 사운드 작업에 참여한 '뮤직 박스'를 통해 뮤지션으로서의 지드래곤의 모습을 강조하며 전시는 마무리된다.

지드래곤은 "전시를 둘러보고 나면 매체에 나타나는 가수 지드래곤의 단편적 모습 외에 지드래곤 내면의 모습과 생각을 좀 더 다층적으로 가까이서 느끼게 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제 음악을 듣는 것처럼 대중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미술의 소재가 작가들보다 주목받는 이 특별한 시도에 대중 혹은 미술계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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