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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한국건축문화大賞] '건축문화 강국 코리아' 를 기대하며…

[특별기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우리는 건축을'문화'라고 말한다. 건축은 단순히 물리적인 구조물에 그치지 않고 한 시대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철학, 미적 기준을 공학 및 과학기술과 함께 총체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문화는 곧 그 사회가 가진 문화와 품격의 척도가 된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오늘날의 건축은 도시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자 도시의 브랜드 가치와 국가 경쟁력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건축문화는 어떤가? 광복 이후 지난 60년간을 돌이켜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괄목할 만큼 팽창과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전국 어디나 획일화된 경관이 만들어져 왔다. 지역 특성과 다양한 삶의 방식에 맞게 여러 가지 차별화된 건축 형태와 도시 모습이 나올 법도 했지만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성냥갑 형태의 아파트 등 획일적인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 이후 고급 브랜드를 내세운 건축물들이 시장에 넘쳐나고 있지만 여전히 기능ㆍ구조ㆍ미(美)로 대변되는 건축물의 본질적 가치보다는 지하철역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학군은 어떤지, 프리미엄이 얼마인지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이미 90년대부터 기술 강국, 문화 강국을 지향하면서 삶의 공간에 대한 국가적 어젠다를 설정해 아름다운 건축물, 문화적 감수성이 풍부한 명품 건축물로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를 높여 왔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성당 등이 위치한 스페인의 도시들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면서 세계적인 문화ㆍ관광도시로 탈바꿈해 무한한 경제적 가치도 아울러 낳고 있다. 이처럼 건축문화는 국가의 품격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서 오늘날 사회ㆍ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 선진 한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도 경제 규모와 위상에 걸맞게 건축문화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이다.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 정부는 지난 2007년'건축기본법'을 제정한 데 이어 중장기 올 상반기에는 건축정책의 근간이 되는'건축정책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건축가의 창의적인 설계가 가능하도록'특별건축구역 지정제도'를 도입해 천편일률적인 외관에서 벗어나 국가ㆍ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조성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신한옥의 보급ㆍ확대를 위해 한옥기술개발 기술ㆍ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을 통해 지자체의 건축물 및 공간환경 디자인 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건축 문화의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서는 설계자ㆍ시공자 등 전문가의 역할과 건축주 등 일반 국민의 의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서울경제신문과 건축사협회 등 건축문화에 열정을 가진 분들이 19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정부와 함께'한국건축문화대상' 행사를 주최해 온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이 행사는'건축은 문화'라는 대명제 아래 우수한 건축물을 빚어낸 설계자ㆍ시공자ㆍ건축주를 발굴 및 시상함으로써 건축문화의 불모지였던 우리 사회에 우수한 건축물을 확산시키고 시민들의 의식발전을 유도해 한국 건축문화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 올해도 10월20일 한국건축문화대상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제는 우리 국민 모두가 건축문화에 관심을 갖고'건축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이룰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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