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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분양시장에 청약 열풍이 불어닥쳤다.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와 중복된 청약 일정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강남 지역이 '9·1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지로 떠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분양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9·1대책 발표 후 수도권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오랜만에 선보인 강남권 분양 물량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권뿐 아니라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는 청약 수요가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강남 재건축 청약 8,500여명 몰려=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2차', '서초 푸르지오 써밋' 청약에 총 8,546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단지 일반분양 물량이 370가구임을 감안하면 한 가구당 23명이 청약을 한 셈이다.
이들 단지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삼성물산이 선보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청약 전 일반분양 물량이 49가구에 불과한데다 '위례 자이' 열풍에 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곳이다. 실제로 일반공급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에서도 12명만이 청약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의 1순위 청약 결과 83㎡C형이 최고 199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전체 평균 경쟁률도 71대 1에 달하며 올해 강남지역에서 분양된 강남 더샵 포레스트, 아크로힐스 논현, 역삼자이의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차보다 분양가격이 높아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던 대림산업의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2차' 청약 결과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이 아파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4,130만원, 112㎡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에 이른다. 아크로리버파크 1차의 3.3㎡당 평균 분양가(3,830만원)보다 300만원 더 비싼 셈이다. 이에 시장에서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과는 평균 17대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특히 84㎡A형은 169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최고가 분양 아파트였던 112㎡A형도 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의 '서초 푸르지오 써밋' 역시 평균 14.7대 1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일부 대형 아파트의 경우 3순위 청약까지 진행됐지만 대부분 1순위에서 마감됐고 59㎡A형은 116가구 모집에 1,108명이 몰려 8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상품성 좋고 전매 쉬워…계약률 관심=시장에서는 강남권 재건축 청약 열기는 저금리 기조 속에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로 시장 분위기가 확연하게 개선되고 있는 강남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실수요보다는 자녀 증여 등의 투자 수요가 강남 분양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가격이 높은 만큼 실수요자보다는 결혼하는 자녀에게 주는 등 투자 목적으로 청약을 한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며 "시중 금리가 낮아 대출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입지 여건 등 지난주 분양한 강남권 아파트의 상품성 자체가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많다. 아크로리버파크 2차는 이미 1차 분양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으며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의 경우 강남 중심업무지구와 인접한데다 인근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우성아파트 1·2차도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기로 해 향후 이 일대가 래미안 브랜드 타운이 된다는 점이 청약 성공에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아크로리버파크 2차의 경우 전매제한 기간이 없고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서초 푸르지오 써밋은 6개월 이후 전매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좋다는 점도 투자 수요가 몰린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달 중 진행될 계약도 순조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초 푸르지오 써밋은 오는 10일 당첨자 발표 후 15일부터 17일까지 계약이 진행되며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와 아크로리버파크는 13일 당첨자를 발표하고 20~22일 계약을 실시한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이들 단지는 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높고 전매제한이 없거나 짧아 매매차익을 노린 수요도 많았을 것"이라며 "수요가 받쳐주는 만큼 계약률도 낮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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