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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내 안에 있는 모든 것들과
내 밖의 모든 인연에 대하여
따뜻하고 안온함으로 만나지게 하소서
<중략> 새해 내 소망의 기도가
하늘에 닿아 영광이 내리고
땅으로 스며 환희로 솟구쳐서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이
올 한해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는 감사의 날이 되게 하시고
평화롭고 복된 한해가 되게 하소서 <김설하 '새해 소망의 기도' 중에서> 『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이맘 때는 신의 존재를 믿건 안 믿건 누군가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빌어보게 된다. 어떤 이는 고3 수험생이 되는 아들이 무사히 대학 입시를 치러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어떤 이는 과년한 딸이 내년에는 좋은 짝을 만나 결혼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병석에 누워 있는 아버지가 하루 빨리 회복하기를 기도하는 효심 깊은 아들 딸도 있는가 하면 내년에는 꼭 내 집을 장만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소원을 비는 가장의 간절한 마음도 있다. 유달리 기복 신앙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성황당이나 사찰의 돌탑, 혹은 신묘한 바위처럼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명소가 전국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1년 365일 언제든 간절한 소원이 있을 때면 이름난 소원 명소를 찾아 지성을 올리는 것이 우리네 오랜 전통이자 관습이다. 특히 힘차게 솟구치는 해를 보면서 소원을 빌면 한 해 운이 대통한다는 속설도 있어 내로라하는 국내 해돋이 명소는 새해 벽두마다 소원을 빌러나온 인파들로 북적댄다. 청정한 산사에서 묵은 해의 시름을 내려놓고 새해의 희망을 찾는 '해넘이ㆍ해맞이 템플 스테이'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4년 4,062명이었던 12월 템플 스테이 참가자수는 지난해 8,130명으로 2배나 늘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류 역사상 어느 때보다 합리적인 이성의 시대가도래한 것 같지만 전지전능한 힘에 기대어 소원을 비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수천년의 세월 속에 그대로 숨쉬어온 듯하다. 새천년의 감격에 들뜬지 어느덧 10년 세월이 훌쩍 지나고 2010년이 문턱 앞에 와 있다. 올 연말 연시에는 전국 곳곳에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소원 성취 명소를 찾아 대자연의 품에서 새해 소망과 인생 설계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 곳에 서면 간절하면서도 소중한 소원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마치 내 얘기인 것처럼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질 것이다. 그리고 새해엔 눈처럼 깨끗하게, 바위처럼 강하게, 바다처럼 의연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 것이다.』 산에서 바다에서… 氣가 솟구친다
■소원성취 기원 전국 명소를 찾아서 지나간 365일에 좋은 일이 있었다면 더욱 노력해 더 많은 좋은 일을 만들면 된다. 지나간 365일에 나쁜 일이 있었다면 액땜 한 셈치고 훌훌 털어버리면 된다. '선물(The Present)'의 저자 스펜서 존슨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과거에서 소중한 교훈을 배우고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며 멋진 미래를 마음 속으로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 새해엔 또 365일이라는 새로운 미래가 있지 않은가. 새로운 미래를 앞두고 올해는 어느 산, 어느 바다에서 새해 소원을 빌어볼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전국 방방곡곡에 소원 성취 명소가 그물망처럼 촘촘히 놓여 있어 원한다면 얼마든지 소원을 기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척 소망의 탑·신남마을 해신당 등 인파 '북적'
고성·양양·포항 등 일출명소 '해맞이 축제' 열려
명상으로 시작하는 새해 '템플 스테이'도 인기 ◇전국 방방곡곡의 소원 명소 탁 트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삼척의 새천년도로는 동해안에서도 으뜸가는 해안 절경 드라이브 코스다. 드라이브 코스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새천년해안도로 옆에 자리한 '소망의 탑'이다. 이 탑은 좋은 기(氣)가 모이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새해를 앞두고 소원을 빌기 위해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 옆에는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용문 바위가 있는데 신라 제30대 문무왕이 죽은 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동해바다를 지키다가 오십천이라는 개천에 뛰어들어 죽서루 옆을 지나갈 때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선 용문 바위를 통과하면서 어떤 소원이든 이뤄진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죽서루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육향산의 척주동해비도 소원 성취 명소다. 높이 170㎝, 너비 76㎝의 척주동해비는 미수 허목이 삼척부사 재임 시절인 1661년 세운 것으로, 해일로 바닷가 동네의 피해가 심하자 동해송(동해바다를 예찬하는 글)을 지어 바다를 잠재웠다고 한다. 그때부터 백성들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준 소원 성취 명소로 전해지면서 삼척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찾아 소원을 비는 곳은 신남마을의 해신당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곳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온다. 옛날 이 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 애랑과 덕배 총각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덕배가 해초를 따겠다는 애랑을 갯바위에 내려준 후 갑자기 거센 파도와 강풍이 불어닥쳐 애랑이 파도에 휩쓸려가 죽고 만 것이다. 사고 이후 물고기가 잡히지 않자 마을 사람들이 애랑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해신당 근처에 있는 남근 바위를 깎아 제사를 지내주니 다시 물고기가 잡혔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마을에선 연례행사로 해신당에서 제사를 지낸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 숭배 민속이 전해지는 곳으로 해신당 남근 바위에 기원을 하면 아들을 얻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게 됐다. 경남 남해의 대표적인 산인 금산에 자리잡은 보리암은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가 이 곳에서 백일기도와 선유제(임금이 되기를 비는 제사)를 드리고 조선 개국에 성공하면서 유명해졌다. 특히 보리암 아래 왼쪽 길로 200m쯤 내려가면 이성계가 백일 기도를 올린 곳에 선은전이 자리하고 있어 지금도 치성을 올리는 이들이 줄지어 찾아온다. 보리암 경내에는 선은전뿐아니라 소원을 들어준다는 해수관음상과 원효대사가 좌선했다는 좌선대 바위가 자리하고 있어 이 곳에서도 소원을 비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경남 산청군 차황면 법평리 산 1번지의 황매산(1,108m)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이다.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 황매봉을 비롯해 베틀굴, 노루바위, 국사봉, 호렴봉 등 기암절벽이 여러 개다. 특히 이 곳에는 무학대사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무학대사가 수련 중 자신의 뒷바라지를 위해 산을 오르던 어머니가 달밤에 흔들리는 억새풀과 뱀에 놀라 땅가시에 발등을 긁혀 피가 나는 것을 보고 황매산 신령에게 100일 기도를 올리자 뱀이 서식하지 못하게 되고 땅가시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그후 산중턱에 자리한 돌바위 샘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작은 나무가지 하나 꺾지 않고 정상에 올라가 지성으로 빌면 한 가지 소원은 이뤄진다고 전해지면서 사업가나 정치인,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연중 찾고 있다고 한다. ◇해맞이 하면서 소원도 빌고 소띠 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달래면서 호랑이띠 해를 맞는 설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해맞이 행사들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속초시는 2010년 경인년 해맞이행사를 1월 1일 오전 6시30분부터 속초의 일출명소인 속초해수욕장에서 가질 계획이다. '희망의 울림'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속초시립풍물단의 대북공연을 비롯해 놀이쇠 밴드와 속초 필 밴드의 공연, 소원풍선 날리기, 새해 소망쓰기 등 관광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2010 고성통일전망대 해맞이 축제'를 1월 1일 오전 6시30분부터 개최한다. 범종 타종식과 군악대 공연, 소원성취 기도, 퓨전 음악, 소망 풍선 날리기, 호랑이 추억 남기기, 사랑의 우체통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마련된다. 양양군도 낙산 해수욕장에서 '양양 해맞이 축제 2010'이란 이름으로 해맞이 축제를 개최한다. 모닥불 밝히기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불꽃 쇼, 소망기원 촛불 밝히기, 선박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해돋이 명소 정동진에서도 새해 첫날 오전 6시부터 새해를 여는 북소리와 불꽃놀이, 비보이 공연, 민요 한마당 공연, 해피 콘서트, 소원기원 소지 태우기 등 해돋이 행사가 펼쳐진다. 소원엽서 트리에 매달기, 가훈 쓰기, 투호 및 윷놀이, 추억의 교실, 영화 포스터 전시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빼어난 일출 풍경으로 이름난 포항에서는 31일 대보면 호미곶 광장에서 '2010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축전'이 열린다. 축제는 내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의 성공을 시민의 힘으로 이끌어내자는 취지로 관광객 2,010명이 참가하는 G20 성공기원 플래시몹(Flash Mob)으로 출발한다. 이들은 호미곶 광장에 가로 90m, 세로 30m 크기의 G20 글자를 만들고 깃발을 흔들며 군무를 벌인다. 연날리기 대회, 소망 메시지 띄우기 등의 전야 행사가 마련돼 있다. 새해로 넘어가는 밤 11시 59분에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고 새해를 맞는 순간 2,010발의 불꽃이 새해 밤하늘을 수놓는다. 이어 대북 공연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지고 새로운 해가 솟고 나면 1만명분의 떡국 만들기 장관이 펼쳐진다. 거제시 동쪽 끝 해안에 있는 몽돌개 해수욕장에서는 매년 새해 첫날 오전 6시부터 1만여 명이 운집해 탁 트인 망망대해 속에서 떠오르는 첫 해를 바라보는 해돋이 축제가 열린다. 통영에서는 해발 461m 미륵산 정상에서 남해안 일출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운행 시간을 평소보다 3시간30분 앞당겨 오전 6시부터 운행한다. 경남 남해군 상주은모래비치 해수욕장에서는 12월 31일부터 새해 1월 1일까지 이틀간 상주해돋이축제와 물메기 축제가 함께 열려 해넘이와 해돋이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다. 제주도에서는 제17회 성산일출축제가 12월 31일부터 새해 1월 1일까지 이틀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는 축제 시작을 알리는 거리굿 공연과 시 낭송,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대형 달집 태우기, 불꽃놀이 등이 연달아 실시되며 1월 1일에는 새해 첫 일출을 기다리면서 새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일출제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새해 소망 기원 템플 스테이 고즈넉한 사찰에서 경험하는 '해넘이ㆍ해맞이 템플스테이'는 이제 사찰 체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특히 해가 거듭될수록 12월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도 12월 31일~내년 1월 1일 해맞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한 사찰이 29곳에 이른다. 해맞이 템플스테이는 대부분 마지막 일몰과 첫 일출 맞이, 타종, 산행, 합동 차례, 떡국 먹기 등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가족 명상, 새해 소망 풍선 날리기, 온천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더해져 즐거움을 더해준다. 충남 예산 수덕사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라는 주제로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개최한다. 새해 소원을 담은 초를 밝히고 '희망편지'를 쓰고 서산마애불을 순례한 후 인근 온천을 찾아 온천욕을 한다. 강화도 전등사의 올해 해맞이 템플스테이 행사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각자 희망을 적은 쪽지를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날려보내는 '희망 띄우기'이다. 전남 보성 대원사의 올 연말 템플 스테이 주제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응어리진 마음 화해하기'다. 그 동안 가족간에 쌓였던 갈등과 상처를 치유하고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단식 명상', '고맙습니다ㆍ미안합니다ㆍ사랑합니다', '용서하세요' 등의 명상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의 경우 상원사까지 11㎞를 삼보일배하고 비로봉에서 해맞이를 하는 '기쁨해 삼보일배 대정진' 프로그램으로 새해를 연다. 설악산 백담사는 윷놀이와 가족끼리 함께 연을 만드는 '새 희망 연날리기', 가족 눈사람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색다른 템플 스테이를 선사한다. 또 김제 금산사는 촛불의식 및 탑돌이, 한지에 새해 발원문 쓰기 등을 하며 부산 범어사도 새해 타종식과 소망 연 날리기 행사를 갖는다. 새해 신새벽에 산행을 한후 탁트인 산 정상에서 새해 첫날의 해뜨는 광경을 감상할수 있는 행사는 새해 템플 스테이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백담사는 봉정암, 화엄사는 지리산 노고단, 신흥사는 권금성, 송광사는 조계산 대장봉 등 인근의 산봉우리를 찾아 새해 일출을 맞이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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