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 와 있는 중국 유학생들은 훗날 한중, 나아가 동북아 상생ㆍ공영을 위한 교량 역할을 담당하게 될 인재들입니다. 국내 대학들이 수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중국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고 부실하게 관리하는 관행은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문흥호(사진) 한양대 중국연구소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유학을 하는 중국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데 비해 한중 학생 간 괴리감은 여전해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들을 대거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수업과 학사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유학한 중국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대 중국연구소는 지난 1974년 5월 설립된 가장 오래된 국내 중국문제연구소로 중국의 정치ㆍ경제ㆍ문화ㆍ역사 등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 정부의 대중국정책 입안의 허브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곳이다. 연구소는 오는 24일부터 3박4일간 강원도 태백의 한 리조트에서 한중 대학생 각각 50명이 참가하는 '한중 문화 교류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재한 중국인 유학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오히려 반한(反韓)정서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있다는 인식 아래 이 같은 행사를 기획했다. 문 소장은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유학생이 6만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당시 서로 간의 반한ㆍ반중(反中)정서나 이어도 문제 등에서 나타나듯 한중 젊은이들 사이에도 상호 인식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또 중국인 유학생들이 방한 이후 ▦허술한 학교 커리큘럼 ▦학교 주변의 빈약한 문화시설 ▦고립된 학교생활 등으로 한국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져 한중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 소장의 지적이다. 그는 "중국 유학생들은 양국 민간 외교 강화의 중추적 교량"이라며 "이번 캠프 행사를 통해 한중 학생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소장은 재한 중국 유학생들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일부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들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국어능력 등 입학기준을 높이고 장학금 등 학사관리에 있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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