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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 풍요로운 삶 위한 미술시장


지난 2007년은 유래가 없을 정도로 미술시장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던 한 해였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큐레이터의 학위위조 사건과 삼성 비자금의 흐름, 수백억 규모의 아트펀드 출시, 경매시장에서의 수천억 이상의 성과 등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각종 언론에 미술 관련 기사들이 눈에 띄었고 네이버의 미술투자클럽이라는 온라인 동호회 회원수가 50만명에 육박하면서 대중들의 그림에 대한 관심도 입증됐다. 이러한 사건들과 함께 미술시장을 보는 다양한 의견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을 반가워하는 한편 블루칩 작가의 작품 값만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권력층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되는 미술계의 현실, 박수근ㆍ이중섭 등 인기작가들의 위작사건 등으로 앞으로 나아갈 미술시장에 대해 여러 비판들과 의견이 쏟아진 것은 사실이다. 시장이 과열되면서 미술시장에 원칙정립이 절실하다. 권력층과 비리에 얽혀 있는 현실과 순수미술의 발전보다는 상업과 경매 펀드 위주의 작품이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에서 어떤 것을 인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확고히 해야 한다. 그림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고 삶을 윤택하고 정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지고 그럴 때에 가장 빛을 발한다는 원리를 잊지 않아야 한다. 언론에서 미술시장에 대한 비판 의견이 빗발치고 사기 사건이 있었다고 해서 미술의 본질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그림은 사회와 삶을 더욱 윤택하고 풍요롭게 해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들 때 진정한 의미를 갖고 존재의 이유를 가지는 것이다. 또한 상업성을 띤 미술시장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시장이 성장하고 미술이 본래의 기능을 찾기 위해서는 기업의 힘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절실하다. 미술시장이 상업적인 성격을 띠지 않고서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림이 유통돼야 작가가 살고 작가가 살아야 좋은 그림이 탄생하고 좋은 그림이 탄생해야 문화정신도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너무 간단한 원리이지 않은가. 현재까지 여러 언론에 비춰진 것은 소수 몇 개 경매회사와 화랑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서 언론과 대중들의 포커스가 조금 조정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미술에 대한 투자와 아트펀드, 치솟는 그림값을 먼저 전달하는 언론이 아니라 대중에게 영감을 주는 좋은 그림과 작가에 대한 소개와 평론 등 실제 미술정보를 전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럴 때 일반인들도 그런 홍보매체를 통해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것이고 미술을 투자나 상품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마음에 위안을 주는 그림 자체를 사랑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부터 재테크라는 말이 성행이다. 재(財)에 대한 시각을 기술적으로 관리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해 무조건 저축하고 아끼던 시대에서 부를 펀드ㆍ부동산ㆍ주식ㆍ사업 등 기술적으로 운용하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제 조금씩 우리 시대는 재테크에서 재(財)아트시대로 변해야 할 것 같다. 재아트란 물질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마음에서부터 풍요로워질 때 물질 또한 잘 운용된다는 의미일 것이고 재를 다루는 데 있어서 사람을 중심에 두고 마음을 기초로 해서 운용되는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올 한 해는 재아트적인 시각으로 마음과 주변사람부터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시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물질은 관리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는 자명한 진리를 대중들이 문화 생활로 충족시키는 시대를 기대한다. 흙을 다지고 기둥을 세워 집을 짓듯이 그림을 먼저 사랑하고 필요로 한 후에 펀드와 경매ㆍ투자 등이 활성화돼야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지속적으로 건재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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