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정책의 중심축이 '성장'에서 '분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의 분배정책에 대해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반대하던 '상하이방(上海幇)'의 거두 천량위(陳良宇) 전 서기가 축출되면서 경제정책 방향이 성장일변도에서 성장과 분배의 균형발전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29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최근 70세 고령자 10만여 명에게 매달 460위안(약 5만4,900원)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병원 진료비의 50%를 정부에서 지원한다는 내용의 노인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상하이 시 정부의 사회보장 확대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조화사회' 통치철학에 입각한 분배중시 정책의 일환이다. 공산당은 특히 내달 8~11일 제16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6중전회)를 열어 '중공 중앙의 사회주의 조화사회 건설에 관한 약간의 중대문제에 대한 결정'을 채택, 전면적인 사회주의 조화사회 건설 추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정책이 '성장제일주의'에서 '균형발전'으로 급선회, ▦도농 및 빈부격차 해소 ▦인민 내부모순 해결 ▦사회안정 및 질서유지 등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이번 상하이의 새 노인보장제도 도입은 또 최근 '상하이방'의 핵심인 천 전 서기 축출 이후 나온 첫 경제정책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의 경제가 기존의 성장 일변도에서 균형발전 쪽으로 방향전환을 시작한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상하이 중심의 성장지향적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던 상하이방은 이번 천 전 서기의 해임과 함께 서서히 와해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조화사회 구현을 전면에 내세워 경기 과열을 억제하고 빈부 및 도농 격차를 줄이는 경제조치들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사회보장기금 유용 혐의로 해임된 천 전 서기는 사생활 비리까지 폭로되면서 '상하이방 비리'가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있다. 이날 발행된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천 전 서기가 '여색(女色)'까지 밝혀 여러 명의 정부를 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홍콩상보(商報)는 천량위가 베이징에서 미디어회사를 차리려던 아들로부터 자본금 지원 요청을 받고 두말없이 한꺼번에 10억위안을 내줬으며, 이 회사 대주주들은 자본금 유치의 공로를 인정해 천 서기 아들을 연봉 40만위안의 부사장직에 앉혔다고 보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