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 개발은 꼭 해야 합니다. 어려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IMF 외환위기 때도 계약은 이행했습니다. 컨소시엄 쪽에서 더 성의를 보여주십시오." 허준영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중도금 미납으로 차질을 빚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업체들에 원칙에 따른 계약이행을 촉구했다. 허 사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참여업체가 대금납부 연장을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용산역세권 사업 여건이 좋지 않고 기업들의 어려움도 알지만 백번 양보해도 이자율을 낮춰달라는 등의 요구는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초기에는 사업을 주도하다가 사정이 어려워지니 무리한 제안을 하는데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도 의심스럽다"며 참여업체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지난달 31일까지 토지 소유주인 코레일에 2차 중도금 8,000억원을 내지 못해 이달 1일부터 하루 4억원(연 17%)의 이자를 물고 있다. 코레일은 용산부지 매각대금이 미납될 경우 올 한해에만 당초계획(1조6,000억원)의 2배 이상의 공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등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허 사장은 "자칫 대기업의 모럴해저드도 우려된다. (계약 내용에 따라) 원칙대로 밀고나가겠다"며 사업 추진에 예외가 없음을 재차 밝혔다. 적자투성이인 인천공항철도의 지분을 떠안게 된 데 대해 허 사장은 "재정 부담을 축소해야 하는 정부의 고충과 기능의 유사성 및 장기적 수익전망 등을 고려해 인수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코레일의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5,115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데 노조와 충분히 의논하고 설득하겠다"며 "KTX의 브랜드도 1등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내외부에서 절반씩 참여해 15명 정도로 경영기획단을 꾸려 조직개편, 사업영역 확장 등에 관한 청사진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적자해소 등을 위해서는 카자흐스탄ㆍ몽골 등으로 철도기술을 수출하고 국내에서는 볼거리ㆍ먹거리 등의 철도 테마여행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찰청장 출신인 허 사장은 지난달 19일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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