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첨예한 무역분쟁의 진원이었던 태양광패널 분쟁이 27일(현지시간) 양측의 합의로 일단 봉합됐다. 이에 따라 전방위로 확산되던 양측의 무역분쟁은 한 고비를 넘기게 됐지만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중ㆍEU의 긴장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중국의 태양광패널 업계를 대변하는 중국기계전자제품수출입상회와 EU가 수주에 걸친 집중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협상은 중국 측이 최저가를 제시하는 등 수출가격 재조정을 약속하고 EU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마무리됐다.
협상 결과는 조만간 EU 집행위원회에 상정되며 이곳을 통과하면 중ㆍEU 간 태양광패널 무역분쟁이 최종 해소된다.
양측은 구체적인 합의내용을 공표하지 않았으나 중국의 최저 수출가격을 태양광패널 전력 1W당 56유로센트로 조정하는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중국 업계가 EU의 전년도 수요량의 절반만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쿼터 설정에도 합의했다. 두 조항 가운데 하나라도 어길 경우 중국산 태양광패널에는 다음달 6일부터 적용되는 반덤핑관세 47.6%가 부과된다.
카렐 더휘흐트 EU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평화적 타협안이 만들어졌다"며 "중국산 패널 수출업자들이 제시한 조정가격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선단양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무역분쟁 타결은 중국과 EU 간의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ㆍ교역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합의안 도출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유럽 지역 태양광패널 제조업체 모임인 EU프로선의 밀란 니츠케 회장은 "합의된 최저 가격도 덤핑에 해당한다"며 합의안과 관련해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T도 "이번 협상타결과는 별도로 EU는 중국 정부가 자국 태양광패널 업체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를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타결이 중ㆍEU의 다른 무역분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로이터통신은 "EU와 중국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협상타결에 따른 우호적 제스처로 유럽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조사를 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FT는 더휘흐트 집행위원이 태양광패널보다 더 폭발력이 큰 중국산 이동통신 장비를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양측의 긴장관계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태양광패널을 둘러싼 중ㆍEU 간 분쟁은 EU가 지난 6월4일 중국산 제품에 덤핑 혐의로 11.8%의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8월6일부터 반덤핑관세를 47.6%로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중국은 부당한 보호무역주의라며 강력 반발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산 와인 반덤핑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맞서면서 무역전쟁으로 비화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