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가요 등의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함께 굿다운로드 캠페인에 충성도 높은 팬들의 지지를 받는 K팝 아이돌 스타들을 동원한 적극적 홍보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충직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교수는 27일 오후 전주 코아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한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한국측 발제를 맡은 이 교수는 지난해 한국영화 극장매출은 1조2천300억 원인데 반해 부가판권 매출은 1천411억 원으로 극장매출에서 부가판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극장매출 1천800억엔, 부가판권 매출액 3천30억 엔에 이르며 프랑스는 극장매출 20억 유로(추정), 부가판권 12억 유로로 집계돼 한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은 영화시장이 협소하고 부가판권 시장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며 “과거 15년 동안 불법 DVD의 유통을 방관하고 불법다운로드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 한국영화산업의 2차 부가판권시장을 괴멸시켰던 과거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범법행위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도덕적 불감증을 일깨우는 동시에 초등학교 단계부터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의식을 가지기 시작한다면 불법복제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충성도 높은 팬들의 지지를 받는 K팝 아이돌 스타와 함께하는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확대해나간다면 그 어떤 홍보수단보다 훨씬 효과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일본 키네마준보 영화종합연구소 가케오 요시오 소장은 ‘일본 영화 위법행위와 방지에 대해서’란 발제를 통해 “2005년 일본 극장에서 도촬(몰래 촬영)돼 유출된 해적판으로 인한 피해액은 180억 엔(약 2천513억원)에 달했다”며 “같은 해 일본 내 영화매출이 1천980억엔(약 2조7천641억 원)이었던 것에 비춰 보면 흥행수입의 10% 정도가 불법복제에 의해 감소됐다”고 주장했다. 가케오 소장은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자 2007년 1월 일본영화제작자연맹 등이 법 제정을 요구해 영화 도촬 행위에 벌칙을 세우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의회 법안 제출부터 통과까지 불과 14일밖에 걸리지 않은 속전속결로 법 제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싱가프로 시네마 오브 아시아 탄 비 티얌 편집장은 ‘온라인 저작권 침해에 대하여’란 발제를 통해 “싱가포르에서는 최근 새로운 저작권법을 제정해 불법으로 MP3 파일을 배포하는 사람은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9천140만원)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국가보다 범법행위에 대해 무겁게 처벌하는 현지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해적판 영화를 구입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심의 받지 못한 영화를 소장하는 행위는 위법”이라며 “심의 미필 영화 1편당 최소 100싱가포르달러(약 9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특히 음란영화는 편당 500싱가포르달러(약 45만 원) 이상의 벌금 또는 6개월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맞춰 한국·일본·싱가포르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는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유병한), 굿다운로드캠페인(위원장 안성기),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가 공동주최했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국제영화제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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