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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유시장 '허리케인 쇼크'

'데니스' 멕시코만일대 강타…석유시추시설 등 파손 영향<br>WTI 나흘만에 다시 급등세 원유시장 최대 관심사 부상


세계 원유시장에 ‘허리케인’이 몰아치고 있다. 국제유가는 ‘7ㆍ7 런던테러’ 이후 소비위축 전망으로 하향세를 보이다가 허리케인 ‘데니스’가 멕시코만 일대 석유생산설비에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밝혀지면서 나흘 만에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데니스’에 의한 피해도 크지만 앞으로 허리케인이 발생할 때마다 유가가 들썩거리는 ‘허리케인 쇼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니스’ 원유시장 강타=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70달러(2.9%) 오른 60.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북해산브렌트유 8월 인도분 역시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배럴당 1.38달러 상승한 58.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유가 상승세는 그대로 이어져 WTI의 경우 장중 한때 배럴당 60.9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유가급등은 ‘데니스’가 조만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던 세계 2대 석유생산업체인 BP의 석유시추시설을 파손시키는 등 미국 정유설비의 30% 이상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만 연안 석유설비에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급불안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허리케인이 원유시장 최대 관심사로 부상=‘데니스’ 이후 허리케인이 원유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원유가격 결정의 주요 변수인 생산차질은 물론 원유재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데니스’의 영향권에 있던 8일 이후 닷새 동안 하루 150만배럴(연간 5,55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멕시코만 연안 석유시설 중 96.2%가 문을 닫았고 이로 인해 500만배럴 이상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는 미국 하루 석유소비량(약 2,051만배럴)의 25%, 전세계 하루 석유소비량(약 8,075만배럴)의 5.3%에 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원유재고가 350만배럴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데니스에 이어 다시 멕시코만으로 다가오고 있는 열대성 폭풍 ‘에밀리’도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유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만약 ‘에밀리’가 허리케인으로 발전해 멕시코만을 강타하면 국제유가가 다시 급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앨러론트레이딩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만약 이번주에 또 다른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에 닥친다면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이 (이전 수준을) 회복할 시간을 전혀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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