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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바다에 빠져버린 뉴딜
입력2006-08-28 16:22:14
수정
2006.08.28 16:22:14
세상이 온통 ‘바다이야기’로 시끄럽다. ‘바다’나 ‘황금’이라는 말을 붙인 횟집과 중국집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니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민심이 어디로 튈지 불안하다.
이 바람에 엉뚱하게도 피해를 입은 것은 집권여당의 ‘뉴딜’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뉴딜을 제안한 지 한달이 지나가고 있지만 바다에 빠진 탓인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사행성 게임기인 바다이야기에 여론이 집중되며 뉴딜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기도 어렵다. 애초부터 예상하기는 했지만 너무나 허망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출자총액제와 각종 기업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해줄 테니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화답해달라는 ‘뉴딜’. 처음부터 ‘정치 쇼’라는 비난도, 일회성 이벤트라는 말도 나왔지만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겠다는 김 의장과 여당의 의지는 일단 재계를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무능의 굴레’를 벗어던지겠다는 김 의장의 뉴딜은 정작 정부에서 딴죽을 걸고 나서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를 강제로 해소하는 방침까지 만들겠다고 나서는가 하면 재정경제부는 기업이 외국으로 이전하고 투자를 미적거리고 있는데도 수도권 공장설립 규제가 지엽적인 제도에 불과하다며 편한 소리를 늘어놓는다.
재계에서는 “뉴딜에 애초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도 마지막 희망마저 물거품으로 돌아가자 괜히 장단만 맞춰준 꼴이라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이 같은 혼선은 무엇보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 탓이 크다. 숱한 경기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5% 성장을 장담한다. 다들 못살겠다고 아우성인데도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
정치권은 실타래처럼 얽힌 바다이야기를 풀어헤치기 전에 왜 서민들이 바다에 빠져들었는지 그 이유를 곱씹어야 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건설 일용직 근로자가 아침에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들어서는 곳이 바다이야기이고 자녀 학원비에 시름하는 주부가 찾는 곳이 바다이야기다. 역설적으로 서민의 시름을 덜어주는 곳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정치가 서민의 시름을 덜어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바다에 빠져버린 뉴딜을 건져올려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야 한다. 바다이야기로 들어서는 서민의 발걸음을 기업이 만들어낸 일자리로 돌릴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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