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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기자의 눈/8월 11일] 눈길 쏠린 현회장의 방북
입력2009-08-10 17:59:29
수정
2009.08.10 17:59:29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주 풀려난 미국 여기자들이 고국 땅을 밟는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이런 코끝이 찡한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착잡한 심정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3월 말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와 지난달 말 북한에 끌려간 ‘800연안호’ 선원 네명이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가슴 답답한 소식만 가득했던 남북 관계에 모처럼 희소식이 들려올 조짐이다. 어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그동안 꽉 막혔던 남북 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 회장의 방북이 표면적으로는 유씨 석방교섭을 위해서지만 대북 사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아산의 위상을 감안하면 그의 방북은 남북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의 평양 방문으로 유씨 석방뿐 아니라 연안호 선원 송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1년 이상 중단된 금강산ㆍ개성 관광의 재개가능성도 거론된다. 현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 전반에 화해와 협력의 물꼬가 다시 트이길 기대하는 마음은 온 국민이 한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속 편한 낙관론에 경계론도 적지 않다. 우선 북측이 우리 정부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거나 무리한 석방 조건을 내밀 경우 교섭은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남북 관계 진전에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물줄기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의 교섭에 탐탁하지 않은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청와대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정부는 유씨와 연안호 선원 문제에 대한 북한 대응을 지켜본 뒤 이명박 대통령의 8ㆍ15 경축사에 담길 대북제안의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동안 고집한 대북 정책을 두고 여기서 찬반을 논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미국 여기자 석방 사례에서 보았듯 억류자 문제는 어느 한쪽이 고집을 내세우면 풀릴 수 없다는 것이다. 유씨 문제를 포함해 연안호 선원과 개성공단, 금강산ㆍ개성 관광 등 남북 문제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태도로는 풀리지 않는다. 남북 모두 이 문제를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아픔이라 여기고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나서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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