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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

현대자동차가 동남아와 남미에도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경쟁과 환율하락, 강성노조 등으로 안팎의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ㆍ유럽 등에 이어 전세계에 생산거점을 확보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크지만 국내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재의 환율하락이 크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자동차 뿐 아니라 수출품의 경쟁력이 가격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달러 당 900원대를 위협하고 있는 현재의 환율은 자동차 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 11월까지 미국시장의 자동차판매가 지난해 비해 1.5% 늘어나는데 그쳤고 유럽에선 오히려 5.3%나 감소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 동안 전사적인 힘을 기울여 개발했던 인도시장까지 엔低를 무기로 한 일본자동차회사의 저가 공세로 많이 잠식당한 상태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거센 경쟁과 환율로 살얼음판을 걸어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국내 환경도 좋은 것이 아니다. 높은 인건비에다 해마다 파업을 되풀이 하는 강성노조 때문에 한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하락까지 이어져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관리직 임금까지 동결했으나 상황은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고질적인 반기업정서도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기업을 외국으로 몰아내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대차가 아니더라도 기업의 줄지은 외국이전과 해외투자로 국내산업 공동화가 우려된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어 청년실업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다짐이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일할 맛 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한계점에 달한 환율대책을 세우는 등 기업환경을 개선해 기업을 국내에 붙들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한 때 해외이전 붐이 불었던 일본이 최근 자동차회사 등의 U턴이 시작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현대차도 이젠 가격경쟁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기술경쟁력을 제고하고 철저한 현지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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