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당 3,000~20만원대로 세계적인 명품 루이비통과 '감히' 대적하는 패션 브랜드가 있다. 바로 글로벌 2대 스파(SPA) 브랜드로 꼽히는 H&M이다. H&M은 브랜드파워 21위(2009년 인터브랜드 조사)에 올라 패션기업 중에는 루이비통(16위)에 이어 2위고 브랜드 가치만 153억7,500만달러다. H&M이 매 시즌 선보이는 콜라보레이션(협업)은 패션계의 핫이슈다. H&M이 지난 27일 서울 명동 눈스퀘어에 매장을 열고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로 최상의 품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H&M의 철학입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 론칭을 기념해 방한한 칼 요한 페르손 회장은 26일 롯데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H&M 창업주의 손자로 지난해 하반기 대표직에 오른 그는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을 갖춘 한국 시장이야말로 스파 브랜드인 H&M에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H&M은 중동을 제외하고 직진출을 고수하고 있다. 페르손 회장은 "직진출을 하는 이유는 성장속도 등 경영 전반적인 사항을 통제해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한국에 대해 3년 전부터 공부를 많이 해왔고 '눈스퀘어'는 최적의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 패션브랜드에 백화점이 가장 중요한 유통 채널인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백화점 입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키는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35개국 2,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가 강조하는 고객 중심이란 '합리적인 가격대와 최상의 품질'이다. H&M은 디자인을 제외한 생산과 제조는 전세계 2,500여개의 협력업체 공장이 맡아 중간유통 비용을 줄였다. 또한 60명의 '(품질) 감사관'이 해마다 2,000번 이상 생산공장을 불시로 방문해 품질을 관리한다. 전세계에서 환율과 부가가치세 등을 제외한 가격의 동일함을 원칙으로 한다. 현재 국내에서 선보이는 H&M의 주력상품인 소니아리키엘 니트의 가격은 3만9,000원대로 유니클로 수준이다. 자라(ZARA)와 갭(GAP) 등에서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높게 책정된 것과 상반된다. 페르손 회장은 "궁극적으로 전세계 모든 나라에 진출하는 게 H&M의 목표"라며 "올해도 20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해 10~15%씩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H&M은 창업 이래 단 한번도 매출이 꺾여본 적이 없다. 불황이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18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4% 신장했다. 새로 오픈한 매장도 25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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