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 감소로 재정난에 부딪힌 일본 대학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이지(明治) 시대인 지난 1888년에 문을 연 도쿄여학관대학이 내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해 오는 2016년 폐교할 계획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은 약 300여명으로 11년째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누적적자는 25억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문을 닫는 대학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5개 대학이 한꺼번에 폐교한 2009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사립대학의 경영난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일본판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 세대'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학들이 구조조정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사립대 572곳 중 39%인 223개 대학은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16개 대학은 신입생 수가 모집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교를 운영할수록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원 1,000명 미만의 소규모 대학과 지방 대학은 폐교가 불가피한 처지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미 인구 감소 시대로 접어든 일본에서 학생이 없는 '유령대학'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구는 총 1억2,779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만9,000명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50년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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