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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색 뮤지컬로… 가객 김광석을 추억하다

'그날들', 스토리에 맞춰 26곡 재구성<br>'바람이 불어오는 곳', 콘서트 형식 원곡 느낌 살려<br>'김광석', 40억 대작으로 연말께 선봬

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 인줄 알았는데/비어가는 내 가슴 속에/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서른 즈음에)

가객(歌客) 김광석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7년. 그가 남긴 노래와 노랫말은 비단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인생의 어귀마다 마주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의 노래에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감성이 한껏 묻어난다. 끊임없이 그의 노래가 소환돼 불려지는 이유다. 가객 김광석을 추억할 수 있는 각기 다른 색깔의 뮤지컬 3편이 연이어 관객을 찾는다.

6월30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뮤지컬센터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그날들'은 현재 티켓 예매사이트 2위를 기록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에는'이등병의 편지''서른 즈음에''사랑했지만''먼지가 되어'등 김광석이'부른'노래 26곡이 나온다. 저작권 문제로 그가 직접 쓴 곡은 제외됐다. 뮤지컬 줄거리는 김광석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음악이라는 외피에 가려 스토리가 헐거워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우려해 연출가 장유정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대통령 딸과 경호원이 사라져버린 미스터리를 골자로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노래를 이야기에 맞춰 해체하고 재구성했다. 일부 곡들이 원곡의 정서와는 따로 놀며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해, 김광석 특유의 아련한 정서를 느끼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회전 무대를 통한 장면 전환 등 다양한 무대 연출과 화려한 군무는 돋보인다.

라이브 콘서트 형식의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서울 동숭동 대학로아트센터K 네모극장에서 내달 19일까지 관객을 찾는다. 지난해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그의 형 등 유족과 김광석 팬 클럽의 후원으로 처음 무대에 오르게 됐다. 100여 석의 작은 공간에 올랐던 작품이 입 소문을 타고 호평을 받아 서울 대학로 무대까지 왔다. 이 작품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지만 무명 가수에 머물고 있는 주인공 이풍세가 좌절을 딛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김광석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극 중 풍세가 다시 가수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연인인 선영이 기획한 콘서트 이름이다. 김광석의 노래 20곡을 특별한 편곡 없이 거의 그대로 부르기 때문에 원곡 느낌을 최대한 가깝게 느낄 수 있다. 가수 박창근과 배우 최승열이 번갈아 무대에 올라 김광석의 노래를 들려준다.



서울시뮤지컬단은 영화'7번 방의 선물''신세계'등의 투자배급을 맡은 영화사 뉴(NEW)와 손잡고 뮤지컬'김광석'(가제)을 선보일 예정이다. 1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목표로 현재 대본 작업이 한창이다. 영화'킬러들의 수다''박수칠 때 떠나라'등을 만든 장진 감독이 극본을 쓰고 연출한다. 3,3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대형 뮤지컬이니만큼 약 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또,'그날들''바람이 불어오는 곳'등 앞선 뮤지컬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김광석이'부른'곡뿐 아니라'만든'곡, 김광석의 사진과 생전 영상 등도 함께 만나보고 들을 수 있게 됐다. 김광석이 직접 쓴 곡의 저작권자인 그의 아내, 딸의 동의를 얻어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유인택 서울시뮤지컬단장은"시대 정신이 녹아 든'오리지널' 김광석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며"김광석 노래의 색깔과 힘을 잘 살리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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