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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약품 효능조작은 중대 범죄행위
입력2006-04-26 17:03:45
수정
2006.04.26 17:03:45
언제부터인가 소비자들 사이에선 국산약은 제약회사가 정한 사용량 보다 더 먹어야 기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일부 복제의약품의 약효를 검사한 시험결과가 조작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는 이 같은 소문이 사실임을 확인시켜 준 것에 불과하다. 불량식품에 이은 불량약품까지 범람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과 관계되는 중대한 문제다.
국내 제약회사는 신약개발 보다 외국약품의 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의약품 7,689종의 절반이 넘는 3,907개가 복제약품이다. 특허기간이 끝난 외국제약회사의 오리지널약품을 비슷하게 복제하면 신약개발에 드는 많은 돈과 시간을 절약하고 손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복제마저도 엉터리로 했다니 제약회사의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제약회사가 효능을 뻥튀기 한 약으로 돈을 버는 동안 골탕을 먹는 것은 환자들이다. 이들 약품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하던 환자에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엉터리 약효 검사시험을 한 4개 연구기관 중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을 한 때 책임졌던 사람이 설립한 곳도 포함돼 있다니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환자들은 누구를 믿고 약을 먹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번에 드러난 효능조작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조사한 351개 약품 중 12%인 43개 제품이 시험결과를 조작하거나 부풀린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중 10개 제품만 판매금지 됐으나 국산약품에 대한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 판매금지 된 약품 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회사가 복제한 것도 포함돼 있다. 이런 풍토에서는 신약개발 수준이 높아질 수 없다.
제약업계의 자성이 요구된다. 이번에 드러난 효능 조작도 내부고발이 없었으면 묻힐 번 했다는 점에서 보건당국의 책임도 크기만 하다. 이번 기회에 복제약품 뿐만 아니라 전체약품의 효능 검사를 다시 해야 한다. 생명과 관계된 약의 효능을 마음대로 조작한 시험기관을 영구추방하고 제약회사의 책임을 엄중히 묻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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