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수사의 대부로 불린 정낙진(사진) 전 광주 북부경찰서장이 10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정 전 서장은 1961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서울 관악경찰서 형사과장,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기동대장·강력수사대장·특수대장, 전남지방경찰청 강력과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광주 남부경찰서장, 광산경찰서장 등을 거쳐 1998년 북부경찰서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했다.
고인은 1980~1990년대에 세인의 주목을 받은 강력 사건들을 무난하게 처리한 덕에 최고의 형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6년 관악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서진룸살롱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조직폭력배 8명이 강남구 역삼동 서진회관 룸살롱에서 심야에 흉기를 휘둘러 20대 청년 4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유흥가를 무대로 한 조직폭력배들이 세력 확장을 둘러싸고 벌인 이 사건은 범죄의 잔인성 때문에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1989∼1990년 범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범죄와의 전쟁’ 당시에는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기동대장으로 조직범죄 소탕의 최선봉 역할을 했다. 범죄와의 전쟁 덕에 전국 폭력조직이 사실상 와해됐다. 인은 이런 공로로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정년 퇴임 직전인 1998년에는 자신의 수사 경험을 정리한 145쪽 분량의 교양서를 만들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광주 신세계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 (062)352-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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