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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유신은…" 작심한듯 박근혜 맹포격
라이벌 文 의식한 安, 朴 작심 비판경제민주화·재벌개혁 등 공약 후퇴 겨냥"유신, 지나간 역사니 그냥 넘어가자는 것"
유병온기자 rocinante@sed.co.kr
부산=김종성기자 stare@sed.co.kr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12일 부산시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에서 상인과 함께 생대구를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12일 경제민주화에 관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공약을 두고 "유신은 지난 역사니까 그냥 넘어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는 등 박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이례적으로 높였다.
박 후보와의 1대1 구도를 부각시킴으로써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아침 자갈치 수산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전날부터 이어진 부산 민심 잡기 행보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텃밭으로 불렸던 이 지역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향한 민심이 40대40으로 팽팽히 맞서 있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그래서 이날 안 후보의 입에서 나온 박 후보 비판은 전략적인 측면이 강했고 그 의미도 남달랐다. 정수장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산일보에서 해고된 이정호 전 편집국장을 만난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 자리에서 안 후보는 "MBC와 부산일보 등 정수장학회와 관련 있는 쪽의 편집권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문제의 중심에 있는 박 후보가 스스로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지난달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입장 발표를 두고 대변인 입을 빌려 "국민 상식에 반하는 내용"이라고만 한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강해진 발언이다.
부산상공회의소에서의 간담회에서는 박 후보의 공약을 걸고 넘어졌다. 안 후보는 박 후보의 해양수산부 설치 공약을 두고 "지난 2008년 해수부를 없애는 법안을 공동 발의한 분이 박 후보"라며 "지금 와서 부활시키겠다고 하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께서 경제민주화ㆍ재벌개혁을 말하는데 (이는) 지금까지의 경제력 집중을 인정하고 다음에 보자고 하는 것 같다"며 "마치 유신은 지난 역사니까 그냥 지나가자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박 후보에 대한 안 후보의 작심 비판을 두고 캠프 측은 "부산일보 문제 등이 있는 지역 일정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했지만 정치권 시각은 조금 다르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앞두고 박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 측으로서는 박 후보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문 후보와의 경쟁 우위를 부각시킬 수 있는 방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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