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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페그제' 홍콩의 현실은… 하루 5차례까지 외환시장 개입

고성장 불구 美에 맞춰 금리인하 딜레마도<br>"폐지 가능성 적지만 변동폭은 확대할수도"


달러 페그제를 시행하는 홍콩은 늘상 환투기 세력의 공격에 시달린다. 홍콩 외환 당국은 지난 달 31일 홍콩 달러가 장 중 한때 거래 범위의 하한선인 달러 당 7.75 홍콩 달러를 깨고 7.7499 홍콩 달러까지 떨어지자 이날 하루에만 외환시장에 다섯 차례나 개입했다. 총 78억 달러(약 9,000억원)의 홍콩 달러를 투입해 미국 달러화 10억 달러를 사들였다.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시장에 투입한 이유는 외환 변동 폭이 커지면서 핫머니 등 투기자금의 공격으로 인한 시장 교란 가능성도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홍콩은 지난 1983년부터 달러 당 7.80달러에 홍콩 달러를 고정하는 달러 페그 제도를 운영해오다 지난 2005년 이후 홍콩 달러의 변동 범위를 7.75~7.85에서 유지하는 준 페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홍콩은 그 동안 세계의 기축 통화인 달러에 연동된 페그 제도를 유지함으로써 아시아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서 혜택을 톡톡히 누려왔다.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한 국가에 비해 환율 변동 폭이 좁기 때문에 페그제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유용했다. 다국적 회사들과 글로벌 금융 회사들의 아시아 본부가 대부분 홍콩에 몰려 있는 것도 안정된 환율제도 덕분이다. 그러나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화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고 대신 유로화의 위상이 강화되면서 홍콩 달러의 위상이 타격을 받고 있다. 달러 페그 제도의 후 폭풍은 외환시장 뿐만 아니라 경제 곳곳에서 감지된다. 대표적인 현상이 인플레이션 압력이다. 홍콩은 최근 3년간 연 평균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인데 미국의 금리인하에 연동해 금리를 내려 오히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다. 환율제도를 그대로 유지하자니 물가를 잡을 수가 없고, 물가를 잡자니 달러 페그 제도를 버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러한 딜레마는 당분간 홍콩 금융당국의 정책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 외환시장에서는 홍콩 달러가 거래 제한 범위까지 추락하자 통화당국이 달러 페그 제도를 폐지하거나 거래 범위를 확대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홍콩 경제는 달러화 약세와 이에 따른 상대적인 중국 위안화 강세 때문에 수입 물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직까지는 홍콩에서 달러 페그 제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여전히 우세하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데이비드 우 애널리스트는 "홍콩의 달러 페그 제도는 아시아 외환위기와 사스(SARS), 2005년 위안화 평가 절상과 같이 시장의 압력이 클 때도 제 역할을 해왔다"며 "그 동안 페그 제도가 제대로 작동해온 만큼 당장 폐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페그론자로 꼽히는 조셉 얌 HKMA 총재도 지난 1일 "홍콩 정부는 달러 페그를 폐지하거나 변통 폭을 확대하는 등의 환율 조정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달러 페그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방침임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콩이 강력한 시장 개입에도 불구, 끝내 환율 하락 저지에 실패할 경우 거래 변동 범위를 추가 확대하는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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