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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중기 근로자의 든든한 친구, 퇴직연금

안홍열 기업은행 신탁연금본부장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도 벌써 8년이 넘었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규모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민연금·개인연금과 더불어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한 축으로 성장하기까지 퇴직연금제도는 앞으로도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2013년도 9월 말 기준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비율은 85.3%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14.6%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안정성도 대기업에 비해 불안정할 뿐더러 퇴직금 수급권 측면에서도 열악해 중소기업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지어 올해 7월 말까지 전국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15만4,000여명, 체불임금 누적액은 7,105억원으로 집계됐다. 1인당 체불임금액은 461만원으로 체불임금 누적액으로만 보면 2009년 이후로 최고 많은 금액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실에 비춰볼 때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은퇴 및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확산과 중소기업 근로자 중심으로 퇴직연금이 도입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은 중요한 정책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 정책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적립금 규모의 측면이 아닌 실질적으로 중소기업 사업주·근로자들이 퇴직연금 가입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퇴직급여 수급권 보장은 물론이고 자산컨설팅을 통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향상시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퇴직 후 소득 증대를 도모해야 한다. 캐나다 사람들은 은퇴를 '행복한 사건'이라고 말한다. 사회보장제도가 넉넉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특히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대비책이 약하다. 그들의 은퇴가 행복한 사건이 되는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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