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잘 알려진 문순태(65ㆍ사진)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가 16일 오전 대학 행정관 교무위원회의실에서 정년퇴임 행사를 갖고 교단에서 물러난다. 대학 측은 별도의 축하행사를 준비하려 했으나 극구 사양, 문 교수는 김혁종 총장 등 교무위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조용히 대학을 떠나기로 했다. 문 교수는 “작가는 직장을 가져서는 안되는데 나는 언론사와 대학에서 너무 오래 직장생활을 했다”며 “직장생활과 창작활동을 함께 하느라 지쳐 있던 영혼의 자유로움을 느낄 만큼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주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10년간 23명의 제자를 등단시킨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단에서 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체된 산문을 발전시키고 후진을 양성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문 교수는 퇴임 후 전남 담양군 남면 만월리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창작실(문학의집 생오지)에 머물면서 대하 ‘타오르는 강’ 집필에 몰두할 계획이다. 그는 또 창작강의, 작가와 대화, 시낭송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대표적 작고작가 등의 문학앨범을 전시하고 김현ㆍ김남주 등을 추모하는 문학비도 건립할 예정이다. 문 교수는 지난 7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소설 ‘백제의 미소’가 당선돼 등단, 작품집 ‘고향으로 가는 바람’ ‘징소리’ ‘철쭉제’ ‘울타리’ ‘타오르는 강’ ‘정읍사’ 등을 펴냈다. 한국소설문학 작품상을 비롯해 문학세계 작가상, 광주시 문화예술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특별상 등을 받은 그는 순천대 교수, 전남일보 편집국장 등을 역임한 뒤 96년부터 광주대에서 후진양성에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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