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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쓰자

최근 수은을 다량 함유한 불량 화장품이 시중에 대량 유통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피부에 해로운 물질인 수은을 넣어 화장품이라고 만들어 판 사람도 나쁘고, 정체 불명의 상품을 얼굴에 바르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어리석기 그지없다. 수은은 수은기압계ㆍ수은등ㆍ수은보일러ㆍ수은압력계ㆍ온도계ㆍ수은정류기ㆍ수은전지 등 공산품에 많이 쓰이는 물질이며, 수은제(劑)ㆍ수은경고(硬膏)ㆍ수은연고(軟膏) 등 약용으로도 쓰인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납과 수은 성분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하다가 연독(鉛毒)과 안면흑피증(顔面黑皮症)이 발생해 제조회사와 소비자간 분쟁이 제기되는 등 화장품 발전 과정에 많은 혼란이 있었다. 국내에도 20여년 전 수은화장품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한 소비자단체가 모 회사 제품에서 수은이 검출됐다는 사안을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프로그램에 들고 나왔다. 업계 대표로 출연한 필자는 그 즈음 수은을 쓰는 화장품회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함께 출연한 피부과 전문의도 수은을 사용하는 제조사는 없으며, 다만 어떤 원료 중에 극미량의 수은 성분이 검출될 수 있으나 이는 피부에 손상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수은은 일시적으로 피부를 창백하게 해 미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피부에는 유해한 물질이다. 미백(美白) 화장의 선호도가 커짐에 따라 안전한 알부틴이나 다른 새로운 미백 원료가 많이 발명되고 있다. 뽕나무 뿌리와 가지에서 추출한 미백성분 멀베린은 특허 등록됐고, 일본이나 유럽 메이커들도 많이 쓰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은 장원기(粧原基)ㆍ약전(藥典)ㆍ미국약전(USP)ㆍ일본약전(JP)ㆍ유럽약전(EP) 등에 수록되거나, CTFA(Cosmetic Toiletry and Fragrance Association)나 식약청에서 인증한 원료가 아니면 화장품에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피부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납이나 수은은 사용이 금지돼 있다. 사용 금지된 원료, 검증이 안된 원료, 공인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는 기업 윤리에 어긋날 뿐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출처가 분명하지 아니한 화장품이 수입되거나 제조돼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는 사례는 이외에도 많다. 특히 후진국에서 수입되는 값싼 상품일수록 불량품일 확률이 높다. 소비자들은 신용 있는 브랜드로 자기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을 선택해야 소중한 피부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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