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걱정은 중국의 맹추격이다. 2000년 유엔 국제제조업경쟁력지수에서 한국과 중국의 격차는 11계단이었으나 2010년에는 3계단으로 좁혀졌다. 그 뿐 아니라 항공·우주, 에너지, 자원 등 13개 기술은 이미 중국에 뒤진 지 오래다. 아직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조선·석유화학·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도 향후 5년 내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대로라면 자동차·반도체·일반기계에서의 대(對)중국 우위도 장기 지속을 낙관하기 어렵다.
물론 한국 업체의 성장동력 찾기도 필사적이다. 삼성·현대차·LG·SK 등 주요 그룹은 배터리·의료·친환경 분야 등에서 새 먹거리 찾기에 총력을 쏟고 있으며 국내 16대 기업이 올해나 내년에 착수할 신규 투자사업만도 28조3,000억원 규모에 달할 정도다. 다만 신사업군 편중과 산업판도를 바꿀 만한 킬러비즈니스가 여전히 출현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성장동력 찾기에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추격이 맹렬한 이 시점엔 '병행자(parallel mover) 전략'을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 모든 가능성에 대한 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한 가지로 방향이 정해지면 재빠르게 그곳에 집중함으로써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제조업의 빠른 방향전환 능력에도 부합한다. 물론 방위산업과 우주항공·제약산업 등으로의 신사업 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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