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를 쉽게 외우면 영어 배우기가 쉬울 것이라는 생각에 책을 썼습니다.” 현직 대학병원 교수가 쉽게 영어단어를 익히는 법을 담은 책을 내 화제다. 주인공은 김순기(52) 인하대병원 소아과 교수. 의학전문용어나 자신이 전공한 소아암 등과는 전혀 무관한 영어단어책 ‘영어단어 기억술’을 펴낸 김 교수의 저술 동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고교 동창 사이트에 영어 알파벳 a부터 z까지의 단어를 만들어 연재한 것이 계기가 된 것. “영어단어를 외우는 데 너무 많은 정력을 소비하기보다는 그 에너지를 남겨서 영어 회화나 독해에 치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었어요. 영어단어 만큼이라도 쉽게 외우면 영어 배우기가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용기를 냈죠.” 고교시절부터 어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수는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책을 완성했다. 책에는 단어 하나하나마다 연상법의 설명에 한자를 사용해 암기를 쉽고 빨리 할 수 있도록 했다. 방대하고 꼼꼼한 내용에 이 책에 실린 단어 정도면 타임지나 뉴스위크 정도를 보는 데도 막힘이 없을 정도다. 그래도 그는 “말을 만들기 쉽지 않은 단어도 있었고 억지춘향격인 격도 많다”며 겸손해 했다. 그의 출판동기에는 영어를 유난히 좋아한 것 외에 또 다른 사정이 있다. 1년 전에 위암으로 부인을 잃고 현재 신장암 4기로 인하대병원에서 투병생활 중인 고교 친구를 지속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지혜를 모으다 보면 보다 쉽게 암기할 수 있는 단어가 많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김 교수는 앞으로도 중ㆍ고교 및 대학 입시생이 쉽게 영어단어를 외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책을 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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