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열사병
연일 기승 불볕 더위 때문에…한낮 실외 활동 자제하고평소보다 물 자주 마셔야
송대웅기자 sdw@sed.co.kr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사병 등 온열질환에 따른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시적인 어지럼증 등을 느끼는 가벼운 열탈진 등은 그늘에서 안정을 취하면 곧 회복되나 열사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신속한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열사병을 예방하려면 폭염이 집중되는 정오부터 오후6시 사이에는 되도록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실외에서 작업하는 경우에는 자주 서늘한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4일 전국적으로 폭염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상북도 칠곡에서 78세(남), 76세(여) 노부부가 비닐하우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폭염에 따른 급성 폐손상으로 사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써 폭염에 따른 사망자는 3명으로 늘어났다. 24일 하루에만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질환자 수는 21명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458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폭염건강피해 표본감시 체계에 따르면 6월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폭염 피해자는 총 146명(사망자 3명 포함)이다.
남자가 112명으로 여자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60대(37명), 시간대별로는 정오~오후6시가 91명으로 가장 많았다. 발생장소는 대부분 실외(124명)였다.
열사병에 걸리면 체온조절중추 자체가 기능을 상실해 40도 이상 체온이 올라가는데도 땀이나지 않고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의식장애ㆍ쇼크 등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응급처치가 늦어지면 고열로 세포가 파괴되고 뇌와 간ㆍ심장ㆍ신장 등 직접적으로 장기가 손상되며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열사병 의심환자를 봤을 때에는 즉시 119신고 등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김선미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 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겨 옷을 풀어주고 몸에 미지근한 물을 분무기 등으로 뿜으면서 부채나 선풍기 등을 사용해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는 것이 좋다"며 "그러나 알코올 스폰지로 몸을 닦는 것은 많은 양의 알코올이 확장된 피부 혈관을 통해 흡수돼 독성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령자와 독거노인, 어린이, 알코올 중독자, 야외근로자, 냉방이 잘 안 되는 주거환경에 사는 사람, 심장 질환 등의 만성 질환자 등이 열사병 발생 고위험군이며 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운동 강도가 너무 심할 때는 열사병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방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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