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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이 이달 중순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토털 홈 인테리어 전문 유통매장을 열기로 한 가운데 지역의 인테리어, 가구 등을 취급하는 부산지역 소규모 업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8일 지역 업계와 한샘 등에 따르면 한샘은 오는 16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일대 2,700㎡ 부지에 지상 8층 지하 5층 연면적 2만3,600㎡ 규모의 플래그숍(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직영매장) 센텀점을 오픈한다. 플래그숍 센텀점은 단순히 가구와 생활용품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 아니라 전문가 그룹인 가구 코디네이터로부터 맞춤형 인테리어를 제안 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인테리어 매장이다. 가구에서부터 조명, 직물류, 소품에 이르는 모든 인테리어 아이템을 취급한다. 타 지역 프래그숍들은 대부분이 6,000㎡ 이하였다. 그 만큼 부산 센텀점의 규모가 크다. 지역의 영세업자들은 대기업인 한샘의 진출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테리어, 가구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점포들은 한샘이 진출할 경우 고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인테리어점을 운영하는 A씨는 “부산발 부동산 훈풍을 타고 최근에서야 여유가 조금 생기나 싶었는데 다시 대기업이 우리 지역에 전문 유통매장을 오픈한다는 말에 밤잠을 설친다”며 “지역 업자들간 협의를 통해 한샘의 입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가구점을 운영하는 B씨도 “오전 6시부터 점포 문을 열고 밤늦게 일해도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라며 “지역의 동종 업자들끼리 똘똘뭉쳐 사업조정제도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샘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기존의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와는 다르게 새로운 업종에 대한 사업조정 신청이기 때문에 대상 적합 여부, 신청인 자격 적합 여부, 제조와 유통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또 한샘이 대형 전문 유통매장에서 가구, 조명, 직물류, 소품 등을 다양하게 취급하기 때문에 각 분야별로 나눠서 해당 동종업자들이 각각 사업조정제도를 신청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일단 직원수, 자본금, 매출액 등을 봤을 때 한샘이 대기업으로 분류될 듯하다”며 “하지만 기존의 SSM에 대한 사업조정과는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하나하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중소상인살리기협회는 이 사안을 SSM과 동일선상에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중소상인살리기협회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생계형 사업자들을 사지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며 “사업조정제도의 적용을 위해 얼마나 걸리든 모두 힘을 보태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적 효율성으로 따지면 자본, 기술력에서 소규모 업자들은 대기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업종전환을 위한 사회적 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공존공생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업가 정신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샘은 “우리나라 가구 시장은 한샘과 같은 브랜드 시장과 자영업자들의 비 브랜드시장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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