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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 신당 갈등정치 해법 제시할 수 있어야

안철수 의원이 드디어 신당 창당의 길로 들어섰다. 안 의원은 28일 가칭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여당도 야당도 아닌 독자 정치세력으로의 홀로서기를 공식 선언했다. 민생ㆍ생활정치라는 국민 소망에 삶의 정치로 보답할 것이라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안철수 신당이 과연 양당정치의 굳건한 성채를 허물고 제3정당의 터를 잡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대통령 후보 시절보다는 못하지만 안 의원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여전하다. 전날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신당 지지율이 27.3%에 달했다. 새누리당에는 10%포인트 뒤지지만 민주당에는 두 배 이상 앞선다. 갈등으로 채색된 기존 정치판을 그대로 놓아둬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그만큼 넓다는 뜻이다. 역으로 새 정치의 실체를 못 보여주면 과거 수많은 군소정당이 그랬던 것처럼 소리 없이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국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놓았지만 안 의원은 아직 답하지 않은 게 너무 많다. 우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이후 갈갈이 찢긴 우리 사회를 다시 하나로 묶을 제3의 길이라는 실체를 내놓아야 한다. 야당을 분열시키지 않고 세력을 키우면서 민생을 챙기는 지혜도 짜내야 한다. 여태껏 안 의원 개인에게 의존했던 지지도를 정당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것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성공 못한 쉽지 않은 길이다.



국민이 안철수 신당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대립과 갈등만 양산하며 양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를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로 되돌려놓으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야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집권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야당공조가 필요하겠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여당에도 손을 내밀 줄 아는 균형자가 돼야 한다. 안철수 신당이 뺄셈만 판치는 우리 정치판에서 덧셈의 묘미를 제시해 새 이정표를 세우기를 간절히 바란다. 야당 분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 길도 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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