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16일 과천 정부청사 후생동에서 ‘판교 신도시 주택공영개발에 따른 주택품질 확보방안’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공영개발의 확대는 민간주택산업을 위축시키고, 주택품질의 저하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판교 주택공영개발 계획= 주택공영개발은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택지조성부터 주택분양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하고, 민간주택건설업체는 시공만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주택공영개발의 대상지역은 투기가 우려되거나 주택정책 목적 상 공공기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곳이며, 이들 지역은 주택공영개발지구로 지정된다. 주택공영개발지구 지정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현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심의 중에 있는 상태다. 판교 신도시의 경우 중대형 평형 20개 블록 8,837가구를 주공이 공영개발 방식으로 건설, 내년 8월에 분양하게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25.7평 초과 물량은 당초 계획보다 3,072가구 늘어난 9,712가구로 확대되지만 이중 주상복합(1,266가구) 및 민간중형임대아파트(401가구)를 제외한 7,063가구가 공영개발로 추진된다. 또한 25.7평 이하 물량 중 25.7평 초과 주택과 혼합된 블록에 포함된 1,774가구 역시 주택공영개발 대상이다. ◇주택공영개발에 따른 문제점= 공공부문이 대규모 주택건설을 동시에 추진함에 따라 민간부문의 창의성이 발휘될 여지가 줄어들고, 다양한 주택유형의 건설 및 공급 역시 곤란해진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공영개발의 경우 민간주택건설업체는 단순 시공자 내지 주택공사의 하도급자로 전락해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대형 건설업체의 브랜드 아파트를 유인하기 어렵고, 수익성을 기대하기도 힘들어 민간건설산업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특히 8.31 부동산 종합대책에서 설계ㆍ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이 제시됐지만, 이럴 경우 시공능력ㆍ재정 및 조직력ㆍ브랜드 파워가 약한 중소건설업체의 참여는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한 턴키 방식의 경우 낙찰률이 높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설계심의 과정에서 과도한 로비, 대기업 위주의 수주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공산이 큰 상태다. ◇다양한 발주방식 병행해야= 이상호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안정과 주택품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발주방식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판교 신도시 주택공영개발 공사 중 약 30%에 달하는 중대형 주택은 턴키 방식을 적용하되 나머지는 일반경쟁입찰에 붙여야 한다는 것. 또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에도 자체설계보다는 국내외 현상설계 공모를 통한 주택의 건설ㆍ공급이 바람직하다고 이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중대형 주택에 턴키 방식을 적용하더라도 입찰참가 기준의 조정과 발주규모의 다양화를 꾀하면 중소건설업체의 입찰참가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형건설업체간 공동도급은 입찰담합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불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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