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을 주창했고 주류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평가를 받아왔던 애덤 스미스가 일생 동안 쓴 저서는 국부론'(1776)과 '도덕감정론'(1759) 단 두 권 뿐이다. 이 두 저작은 인간 본성에 대한 탁월한 고찰을 바탕으로 개인과 사회, 정의와 질서, 국가와 번영의 문제를 탐구한 고전으로 통해왔다. 저자는 원전의 근거를 정확히 제시하면서 애덤 스미스의 사상을 소개하고 애덤 스미스가 살던 시대적 배경, 시대적 요구까지 탐색하며 애덤 스미스의 원 저작이 갖고 있는 의미를 되짚어본다. 일반적으로 '국부론'이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국부론'보다 17년 전에 집필한 '도덕감정론' 역시 인간 본성에 대한 고찰을 담은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국부론'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도덕감정론'을 우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이와 상반되는 천성이 존재한다"는 말로 시작되는 '도덕감정론'에서 스미스는 인간이 타인과 '동감'(공감)하는 사회적 존재라고 주장했다. 스미스는 타인에 대해 동감하고 타인으로부터 동감받는 것을 바라는 인간 본성을 통해 시장경제의 성립 과정을 설명했다. 물론 인간에게는 이기심도 있지만 이기심이 동감에서 파생되는 정의감에 의해 제어될 때 비로소 시장 경제는 사회에 번영을 가져올 수 있으며 각 개인은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스미스의 기본 사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미스는 부(富)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봤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부의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경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또 개인이 부와 지위를 추구함으로써 사회가 번영한다고 주장했지만 부와 지위에 대한 무절제한 추구는 오히려 개인의 행복을 저해하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는 것이 스미스의 주장이라고 저자는 소개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자 주류 경제학에 대한 불신이 고조됐고 애덤 스미스도 한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이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규제가 아니라 자유임을 주장할 때 그 배후에는 언제나 스미스와 그가 주창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세계를 면밀하고 통찰력 있게 들여다봄으로써 애덤 스미스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애덤 스미스가 현대 사회에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들을 포착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1만3,0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