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경우 연말에 원유가격이 배럴달 95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OPEC이 현재의 생산쿼터를 고수한다면 유가가 올 가을에는 배럴당 90달러, 연말에는 9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성장으로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 데 비해 공급은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OPEC 회원국들이 증산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원유시장의 펀더멘털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총 원유생상량의 40%를 차지하는 OPEC이 지난해 말 원유 생산 쿼터를 하루 170만배럴 줄이기로 결정한 후 전세계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 여름보다 하루 100만배럴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글로벌 원유 수요는 지난해 여름보다 하루 100만배럴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비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OPEC이 증산에 나설 경우 투기세력들이 원유시장을 떠나 배럴당 5~10달러 정도의 추가 가격하락 요인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최고치인 배럴당 74.15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사상최고치는 지난해 이맘 때인 7월14일의 77.03달러였는데 당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이란 핵 문제 심화, 나이지리아의 내전 등 시장 외적인 악재가 잇따랐던 것을 감안하면 별다른 이슈가 없는 현재는 구조적인 수급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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