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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클린 코스닥

‘클린 코스닥을 만듭시다.’ 최근 코스닥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자리에서 박경수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회장은 “최근에도 몇몇 코스닥기업들이 안 좋은 소식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이런 소식들이 전체 코스닥기업들을 저평가받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코스닥기업들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CEO들이 깨끗한 코스닥시장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취임 초부터 키워드로 내세웠던 ‘클린 코스닥’을 다시 강조했다. 올해로 출범 11년째를 맞고 있는 코스닥시장은 초기 343개사로 출발해 오는 10월 초 1,000개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양적으로 큰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CEO들의 횡령ㆍ배임 행위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불성실 공시 등은 코스닥시장의 클린화를 막는 아킬레스건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기업의 횡렴ㆍ배임 행위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4년 4건에 불과했던 것이 2005년 17건, 지난해 21건, 올해는 31건(8월14일 현재)에 달하고 있다. 곽성신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횡렴ㆍ배임 행위를 저지른 코스닥 CEO들의 경우 이들이 실제 기업의 자금을 대규모로 횡령해 달아난 경우보다는 상장 폐지를 막기 위해 증자 등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 등에서 어쩔 수 없이 횡령을 하는 사례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은 퇴출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조달 창구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적극 활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자배정 증자를 실시한 62개 기업(69건) 가운데 자본잠식된 기업은 23개사(37.1%), 2년 연속 적자기업은 30개사(48.4%)에 달했다. 결국 한계기업이 3자배정 자금 조달을 통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살아남아 ‘머니게임’에 이용되면서 코스닥시장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윰감독원이 3자배정을 위한 유가증권신고서 심사를 강화하고 3자배정 증자 한도 등을 규제하기 위해 상법 및 증권거래법 등 관련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대처라고 판단된다. 감독 당국은 조속한 법 개정으로 이미 기업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머니게임’을 하는 기업들을 보다 즉각적이고 효율적으로 퇴출해 ‘코스닥시장=복마전’이라는 표현이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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