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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미국의 흑인 스포츠 스타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의 감격을 함께 했다. 외신에 따르면 각자 일정에 맞춰 세계 각국에 있던 스포츠 스타들이 21일 오전 2시(한국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 광장일대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이 진행되는 동안 TV중계를 지켜보며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을 축하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고 있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 출전 중인 세리나 윌리엄스는 현지 시간 4시부터 시작된 취임식을 TV로 지켜봤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원정 경기 중인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는 숙소에서 두 아들과 TV를 시청했다. NBA 보스턴 셀틱스는 취임식을 생방송으로 보고 싶다는 선수들이 많아 비행기 출발 시간을 늦추기도 했다. 닥 리버스 감독이 '녹화 테이프로 보자'고 설득했으나 선수들이 요지부동이었다는 후문이다. 취임식에 직접 참석한 이들도 많았다. 프로 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구원투수인 라트로이 호킨스와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 NBA 스타인 매직 존슨 등이 공식 초청돼 취임식을 함께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ESPN은 이날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선서 장면을 생중계했고 이어 '장벽을 허물다'라는 10시간짜리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스포츠에서 인종의 장벽을 넘어섰던 스포츠 스타들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그들 중 알리는 백인들만 드나드는 식당에 출입할 수 없자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딴 금메달을 오하이오 강에 던져 인종 문제에 항거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내 언론이 오바마 취임식에 대한 흑인 스포츠 스타들의 반응을 집중 조명하는 것은 그만큼 스포츠 각 종목에서 활약하는 흑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 한편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국 프로풋볼(NFL)에는 각 구단이 감독을 선임할 때 소수인종 출신 후보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루니 룰'이 있고 미국대학스포츠(NCAA) 풋볼 팀에 아직도 흑인 감독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등 여전히 차별이 존재한다'며 '감상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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