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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이사장은? '공단 개혁 전도사'

"진통 있어도 법·원칙대로" <br>불합리한 노사 관행 개선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선임되자 각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을 지낸 그가 차관급으로 분류되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자리를 수락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났다. 이제 사람들은 왜 그가 국민연금의 수장을 맡았는지 수긍하고 있다. 그동안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에 쉴 새 없는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전 이사장은 취임하고 나서 전임인 박해춘 전 이사장 사임 후 노사 양측이 만든 임금및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공기관 선진화를 내세우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불합리한 노사 관행은 개선하려고 나섰다. 노조 전임자 축소, 간부직 직원에 대한 연봉제 확대를 두고 노조의 반발이 컸지만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지난 3월 노조 측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고 이후 노사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대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이사장은 "불합리한 단체협약을 개선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노사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진통이 있더라도 법과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내부 기강을 다잡으면서도 그는 국제금융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취임 초부터 발휘했다. 안정적이면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에 나서면서 일단 가격이 떨어진 해외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호주 오로라플레이스, 독일 소니센터, 영국 개트윅공항 투자가 이어졌다. 이들 투자는 이미 10% 넘는 수익을 내 해외 부동산투자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맞섰다. 기금운용본부 내에 있는 준법감시인을 이사장 직속으로 독립기구화했다. 내부규정을 고쳐 기금운용점검회의도 만들어 기금운용의 큰 방향을 잡고 있다. 세계 4위 연기금 자리에 올라서면서 기금을 굴릴 전문인력도 대거 확충했다. 주식비중 확대와 채권비중 축소, 해외투자 규모 증대, 신재생에너지와 광물자원 등 새로운 투자 대상 발굴을 포함한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실행하고 있다. 특히 그가 강조하는 글로벌 투자를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각종 국제행사에 참석하고 해외 금융ㆍ경제계 인사를 수시로 만나고 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와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 등 세계 주요인사들과 만나며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6월 서울에서 열린 '2010 세계연기금회의'에서 개막연설을 하며 빛을 발했다.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기간에는 와타나베 겐이치 노무라홀딩스ㆍ노무라증권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러시아 국책은행인 VTB뱅크의 안드레이 코스친 회장, 비크람 판디트 씨티그룹 CEO, 조지 오즈본 영국 재무장관,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과 잇따라 만나 세계 경제흐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도 했다. 전 이사장은 밖으로는 수익률 제고에 집중하면서도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노후 준비를 위한 한 축이 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노후 준비 포털인 '내연금'을 개설해 국민연금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적극적인 노후 컨설팅에도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노후수단으로 국민연금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임의가입자 등 자발적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부드러운 그의 카리스마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영역에서 발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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