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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임신하면 퇴학만이 답인가요"
학교 위신 떨어뜨린다며 쫓아내기 일쑤인권위, 학생 미혼모 학습권 보장 권고
남상욱기자 thoth@hk.co.kr
10대 임신을 다룬 영화 '주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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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들이 임신ㆍ출산으로 학교에서 자퇴ㆍ퇴학조치 되는 일이 빈번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관계기관에 청소년 미혼모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정책마련을 권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날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동시에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토록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각 시도 교육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권위가 지난해 청소년 미혼모 63명을 조사해 발표한 '청소년 미혼모의 교육권 보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학교에 임신 사실을 알린 6명은 모두 휴학이나 자퇴를 권유 받았다. 또 45명은 임신 사실을 알리기 전 스스로나 학교에 의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서울의 한 미혼모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는 10대 청소년인 A양은 "전 임신만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저를 욕하고 학교 밖으로 쫓아냈다"며 "친구들처럼 교복도 입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어요"고 울먹였다.
한 보호시설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칙을 이유로, 솔직하게 말하면 학교 위신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청소년 미혼모들이 퇴학을 당한다"고 전했다.
물론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최근 청소년 미혼모가 정규교육과정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교육 위탁기관 운영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올 9월 첫 수업을 시작하는 서울의 대안교육 위탁기관인 애란원에는 등록신청한 청소년 미혼모가 고작 한 명뿐이다.
애란원 관계자는 "원래 다니던 학교에서 허락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고, 홍보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이들의 하소연을 전체 사회가 들어주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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