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는 것들이 좋다”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단연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었다. 8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상 수상자였던 데다 ‘아바타’를 연출한 전 남편 제임스 캐머런을 누르고 수상했다는 점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미국에선 이미 지난 해에 관객을 찾은 영화‘허트로커’의 개봉을 앞두고 비글로 감독을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자신의 영화적 견해에 대해선 성의있게 대답했지만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질문이나 한국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영화 홍보사 측은 “비글로 감독이 사생활 관련이나 확실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 대답하지 않는데 한국 관련 질문도 확실히 알지 못해서 대답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감독상 수상과 ‘허트로커’의 한국개봉을 축하한다. 최초의 여성 감독상을 수상한 소감은? “너무나 감사하다. 어떤 말로도 이것을 표현하기 어려운데 생애의 순간(the moment of lifetime)이었다. 시상식에서 수상 직후 말했던 것처럼 이 영화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전 세계의 군대에서 매일 목숨을 걸고 일하는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바치고 싶다” - 할리우드에서 7%밖에 없다는‘여성감독’으로 일 한다는 것은 어떤가? “여자로서 영화를 만드는데 장애가 있다 해도 난 두 가지 이유에서 이를 무시한다. 내 성별을 바꿀 수 없고, 내가 영화 만들기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이 영화를 만들었는지는 상관이 없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그런 장애에) 대응하는가에 있다. 더 많은 여성들이 감독이 되야 한다. 단지 그게(여성이 감독을 하는 것) 가능하다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할리우드의 여성감독들이 주로 섬세한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에서 강점을 보여온 반면 당신은 범죄ㆍ전쟁 등 ‘남성적인’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 거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난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좋은 답이 있길 바란다. 어렸을 때 받은 충격 때문이라던가 하는 것 말이다. 난 임펙트가 큰 영화를 좋아한다. 그런 영화가 내가 관객으로서 반응하는 작품이라 나도 글을 쓸 때 그렇게 쓰게 된다. 편안하거나 화해를 가져오는 영화보다는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킬 수 있는 것들이 좋다” - ‘허트로커’는 저예산으로 촬영됐다.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예산은 빠듯했다. 스튜디오(메이저 제작사를 지칭)영화가 아닌 독립영화였는데 가장 제작비가 많이 들었던 건 카메라였다. 총 4개의 카메라 팀이 있었는데 이런 규모의 독립영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그러더라, 만약 영화를 만들고 싶으면 돈을 써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필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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