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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30일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막판 진통을 계속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새정치연합이 제시한 안에 반대하면서 여야 간의 회담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이날 협상과 관련, 여야와 유가족이 특검후보 추천에 관여하는 이른바 '박영선안'과 관련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경우라도 유족이 입법권에 참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 문제가 아직 해결 안 되고 있다"며 "그게 포인트인데 쟁점이 좁혀질 수가 없다. 4명의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하는데 여야와 유가족이 합의하자는 것은 유족이 입법권에 참여한다는 이야기인데 도저히 받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오늘 중으로 91개 법안은 반드시 처리한다"며 여야 협상이 불발될 경우 여당 단독으로라도 본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박영선안은 특검후보 4명을 야당과 유가족이 동의한 사람으로 특검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하면 이 중 2명을 위원회에서 선정해 청와대에 추천하자는 안이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경제교실'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어떤 형태로든 (여야)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는 가동이 돼야 한다는 절박감을 다 갖고 있으니 뭔가 합의를 꼭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대가 나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김 대표의 오전, 오후 입장이 바뀐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등 청와대의 강경기류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90여개 법안처리와 새누리당이 작성한 국정감사 계획안 등의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새정치연합은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의원총회 이후에 본회의를 개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장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오후2시 본회의 일정에 맞춰 모두 본회의장에 참석한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본회의 개회가 미뤄졌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 "제가 지금 개회하고 야당 의총이 끝날 때까지 정회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야당이 의총 끝나고 들어와서 원만하게 회의를 시작하려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를 두고 "마냥 기다릴 수 없으니 시간을 정해달라" "150일을 참았는데 더 이상 어떻게 참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만약에 여러분이 의심하듯이 야당이 술책으로 의총을 지연해 회의를 원만하게 끌고 가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의장이 판단하면 26일 약속한 대로 91개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한 달을 참아왔는데 힘들더라도 좀 더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본회의가 잠시 미뤄지는 사이 여야 원내대표 간의 협상은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합의와 본회의 참석을 연계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며 여야 원내대표 간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장면도 연출됐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장 본회의 참석이 문제가 아니라 정기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세월호 협상 여부에 따라 본회의 참석을 연계할 것"이라고 말해 협상 결과에 촉각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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