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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하강 리스크 여전"

■ 버냉키, 금리 추가인하 시사<br>0.5%P인하 유력…일부선 0.75%P인하 전망도<br>글로벌 금융시장 당분간 '출렁 장세' 이어질듯<br>모노라인 4위사 신용등급 6단계 강등 '설상가상'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14일 의회 연설은 미국 경제가 더 악화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의 진앙지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신용위기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을 경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을 불안하게 했다. 물론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버냉키의 경기 진단이 예전보다 좀더 부정적으로 흐른 것으로 뉴욕 월가는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 경기지표가 발표되고 신용 악재가 돌출될 때마다 출렁이는 변동성 강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버냉키 의장이 경기하강을 막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금리인하를 시사했음에도 뉴욕 증시는 3일간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이 금리인하 호재보다는 경기악화에 더 주목한 탓이다. 이 때문에 금리인하의 약발이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트 호건 제프리앤코 수석 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의 증언은 최근 올랐던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냉키 의장은 경제 전망과 관련, “한동안 성장이 부진하겠지만 통화 정책과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게 될 올해 말부터는 경기 성장세가 다소 빨라질 것”이라면서 “상반기 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하강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한다는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나아지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RB가 이달 말 미 의회에 제출할 반기 경제보고서에서 종전 보다 휠씬 어두운 전망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버냉키 의장은 잇단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물가상승 압력은 완만해질 것이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합리적으로 잘 억제되고 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FRB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좀더 과감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대체로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연방기금 선물은 0.7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도 30%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5차례에 걸친 2.25%포인트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은 가라앉질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는 버냉키 의장의 발언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정크 본드와 미 재무부채권(TB)과의 금리 스프레드는 좀처럼 줄지 않아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자금이 정작 필요한 곳에 흐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채권보증사(모노라인) 부실사태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미국의 4위 모노라인인 FGIC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3’로 여섯 단계 강등하기로 결정했다. 부실 보증으로 자본을 까먹었으나 최고 신용등급 유지에 필요한 자본 40억달러를 확충하지 못한 게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배경이다. 게다가 모노라인 감독 당국인 뉴욕주의 엘리엇 스피처 주지사는 이날 “앞으로 3~5일 동안 모노라인들이 새로운 자금을 충당하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경고, 모노라인 부실사태가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에서는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때까지 저금리 정책기조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 가중과 새로운 유동성 거품 창출, 실질 금리 마이너스로 인한 저축감소 등 적지않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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