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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국가들이 중국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 부진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대중국 자원수출에 힘입어 고성장을 기록했던 이들 국가의 자원수출이 줄어들고 상품 가격이 크게 하락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3일 발표된 중국의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6%를 기록하는 등 2009년 2ㆍ4분기 이후 3년 만에 '바오바(保八ㆍGDP 성장률 8%대 유지)'에 실패,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최근 중국경기 둔화로 중남미 지역이 다른 곳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신호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는 이들 국가의 수출에서 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수출에서 철광석ㆍ구리ㆍ대두 등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로이터는 특히 중남미 1위 경제대국인 브라질의 올 상반기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01년까지만 해도 브라질의 대중 수출품 중 공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었으나 2010년에는 35%로 줄고 대신 자원수출 비중이 커졌다.
중국경기 부진으로 상품거래가 줄어 국제상품 가격이 하락하는 점도 중남미 국가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칠레와 페루의 주요 수출품목인 구리 가격은 지난달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페루는 4월 3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했으며 칠레의 5월 구리 수출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6%나 줄어들었다.
특히 중남미 국가들은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한 후 중국과의 교역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 이 기간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은 5배 늘어 전체 수출의 17.3%를 차지했다. 칠레와 페루도 대중 수출이 각각 4배, 2배씩 늘어 전체 수출 가운데 22.8%, 18.4%를 점하고 있다. 중남미 전체로 보면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5%(180억달러)에서 지난해 11.7%(970억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아르헨티나ㆍ브라질ㆍ칠레ㆍ콜롬비아ㆍ페루ㆍ베네수엘라ㆍ우루과이 등 중남미 7대 자원 수출국들의 경제성장률은 1.2%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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